[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TV조선 재승인 심사 조작 의혹에 휩싸인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장이 구속기로에 섰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이창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는 한 위원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앞서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은 지난 24일 한 위원장에게 위계공무집행방해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2020년 상반기 종합편성채널(종편) 재승인 심사 점수 조작 의혹과 관련해 방통위를 압수 수색 해왔다. 감사원이 2020년 종편 재승인 과정에서 방통위 심사위원 일부가 TV조선에 대한 심사점수를 고의로 감점한 정황이 있다며 검찰에 수사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2020년 TV조선은 공적책임 항목에서 매우 낮은 104.15점(210점 만점)을 받아 조건부 재승인이 결정된 바 있다. 종편 재승인 평가결과 1000점 만점에 650점 미만이거나 중점심사항목인 ‘공적책임’에서 절반 이하의 점수를 받으면 조건부 재승인을 하거나 재승인 취소가 가능하다.
검찰은 한 위원장이 종편 재승인 과정에서 측근을 심사위원으로 위촉하고 TV조선의 심사점수를 낮게 바꾼 것에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또 TV조선은 4년 재승인을 받을 수 있었으나 이를 임의로 3년으로 바꾸는데 관여한 혐의, 검찰 수사 이후 허위 보도자료를 만들어 배포한 혐의 등을 적용했다.
다만 한 위원장은 “개인적으로는 말할 수 없이 억울하고, 법률가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황당하기까지 한 상황”라며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위원장에 따르면 새로 위촉한 심사위원은 측근이 아닌, 불참을 통보한 심사위원과 같은 민언련 출신이자 언론관련 학회에서 심사위원으로 추천된 인물이다. 후보로 명단에 올린 후 상임위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알리는 과정도 거쳤다.
TV조선이 650점 이상을 받아 4년의 승인기간 부여가 가능함에도 3년을 부여하도록 하는 안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해 직권을 남용하였다는 의혹에 대해선 재승인 심사 기본계획의 해석상 조건부 재승인의 경우 3년의 승인 기간 부여가 법리상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실제 방송법 시행령 16조에 따르면 심사결과를 고려해 2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허가 및 승인의 유효기간을 단축하여 허가하거나 승인할 수 있다.
한 위원장의 구속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거 인멸과 도주의 위험성이 없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일정한 주거가 없는 때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 구속할 수 있다고 적혀있다. 또 법원이 구속 여부를 판단할 때는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위험성 ▲피해자 및 중요 참고인 등에 대해 위해를 가할 우려 등을 고려하라고 명시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도주는 물론, 인멸할 수 있는 증거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증거 인멸 위험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느냐”라며 “영장이 기각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앞서 양모 전 방통위 방송정책국장과 차모 전 운영지원과장, 당시 심사위원장을 맡은 윤모 광주대 교수를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을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양 국장과 차 과장에겐 TV조선의 최종 평가점수를 알려주고 점수표 수정을 요구한 혐의를, 윤 교수에겐 일부 항목 점수를 과락으로 떨어뜨리는 방법으로 심사 결과를 조작한 혐의를 각각 적용했다. 이들에 대한 재판은 내달 4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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