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 기자] 갑작스러운 폐렴 증세로 룰라(Lula da Silva) 브라질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당초보다 하루 늦춰진 이달 26일로 조정된 가운데, 중국의 최대 전기차기업인 비야디(BYD)가 브라질에서 직접 전기차를 생산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브라질 정부는 포드자동차가 지난 2021년 이후 생산이 중단된 브라질 북동부 바이아(Bahia)주 공장을 비야디가 인수하도록 함으로써 지역 경제 회생과 실업 문제 해소에 나설 계획이다.
또 브라질 내수 시장 뿐만 아니라 아르헨티나, 칠레, 우르과이 등 인근 중남미 국가로의 전기차 수출 가능성도 높일 것이란 예상이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이달 중국 방문 일정에서 중대 발표중 하나로 비야디가 기존 포드 브라질 자동차 공장을 인수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유인책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론 비야디가 이 공장을 인수하기위해선 원유주인 포드와의 협상도 필요하다.
비야디가 이 공장을 인수해 전기차 라인으로 전환하려면 적지않은 비용이 추가로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앞서 지난해 10월 비야디는 바이아 주정부와 30억 헤알(5억7000만 달러)을 투자해 주도 살바도르 외곽 카마카리 산업단지에 전기차 생산 계획을 담은 의향서를 전달한 바 있다.
현재로선 비야디가 포드가 남기고 간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 공장을 인수할 것인지, 아니면 유럽에서 처럼 처음부터 독자적으로 공장을 지을 것인지의 여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비야디가 최소한 테슬라보다 먼저 브라질에 전기차 생산 시설을 만들겠다는 의지만은 확고해 보인다.
경쟁사인 테슬라의 경우 현재 중국 상하이, 독일 베를린, 미국 텍사스 등 3곳의 기가팩토리를 중심으로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최근 멕시코와 인도네시아를 후보지로 추가했다. 운송거리 등을 고려하면, 테슬라는 멕시코 공장을 중남미 시장을 겨냥한 생산기지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남은 변수는 공장의 소유권을 여전히 가진 포드가 비야디와의 브라질 공장 매각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느냐의 여부다. 이에대해 아직까지 포드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만 최근 CNN 등 일부 외신은 바이아 주정부가 다시 포드차의 복귀 조건을 놓고 협상에 돌입했다고 전하는 등 최근 상황은 다소 유동적이다.
전기차 시장에 국한해서 본다면, 유휴 상태인 자동차 생산 공장의 주인이 바뀌는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넓게보면 미국의 자동차 산업을 상징하는 포드 공장을 이제는 중국의 신흥 자본이 인수하는 모양새다. 의외로 당사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다. 더구나 중남미는 한동안 잊고 살았던 '제3 세계'의 상징과도 같은 지역이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는 비야디측 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협상이 최종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