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결과적으로 3대 주요 지수가 반등으로 마무리되긴했지만 출발은 '도이치뱅크' 부실화에 대한 공포로 어수선하게 시작됐다.
지난주 크레딧스위스(CS)사태에 이어 유럽 주요 은행들에 대한 불안감은 당분간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악재로 작용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0.41% 오른 3만2237.53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56% 상승한 3970.99로 종료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는 0.31% 오른 1만1823.96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초반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치뱅크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크게 상승했다는 소식으로, 도이치뱅크를 포함한 유럽내 주요 은행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CDS 프리미엄의 변동은 부도 위험 지표의 증감으로 인식된다. 최근 UBS가 CS를 인수하는 등 충격을 흡수하기는했지만 유럽 주요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 가격의 급격한 변동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다만 이날 도이치뱅크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시장 인식이 퍼지면서 유럽과 미 증시는 장 후반들어 안정을 되찼았다.
아울러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사시 유동성을 투입할 수 있다'는 적극적인 구두 개입에 나섬으로 시장을 안심시켰다. 실제로 도이치뱅크와 같은 거대 은행이 파산하게된다면 그 후폭풍은 상상하기 힘들다.
한편 이날 나스닥내 주요 기술주 및 빅테크 기업 주가는 대체로 지수의 변화에 수렴하면서 마감됐다.
전기차 대표주 테슬라는 전장대비 0.94% 하락한 190.41달러로 마쳤다. 중국의 규제 당국이 테슬라 수입모델 차량 2649대 대한 리콜 소식과 함께, 뉴욕 월가의 투자금융사인 캐시 우드의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 주식을 대량 처분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리비안도 0.66% 하락 마감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리비안이 전기 픽업트럭의 생산 속도를 높이기 위해 내부 조직개편에 나설 계획이며, 제조공정팀 일부를 미 일리노이주로 이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리비안은 올해 5만대의 생산 목표치를 제시했지만 시장예상치인 6만1000여대에 비해 크게 저조해 주가 급락의 빌미를 제공한 바 있다. 지난해 2만5000대를 생산한 바 있는 리비안이 생산량을 늘리기위한 조직개편 결과에 시장의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최근까지 강세를 이어온 반도체는 대체로 등락이 엇갈렸다.
챗GPT 수혜주로 인식된 엔비디아는 이날 1.52% 하락해 조정을 받았다. AMD도 2.32% 하락했다. 반면 인텔(+1.14%), 퀄컴(+0.49%)은 소폭 상승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0.29%)는 오는 28일(현지시간) 예정된 분기 실적 발표에 앞서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 시황이 극심한 침체기를 지나고 있는 가운데 시장분석기관 리피니티브는 올해 2월말 마감된 마이크론의 분기 매출은 전년동기(77억9000만 달러)와 비교해 37억1900만 달러로 약 52.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주당 평균 81센트의 손실이 예상됐다.
애플은 0.83% 상승해 올해 처음으로 160달러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약 6개월여 만이다. 특히 기존 중국 생산 인프라를 빠르게 인도로 전환시키는 행보에 더욱 가속이 붙었다. 이를 통해 작년 말과 올해 초,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인해 발생했던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의 생산 차질 충격에서도 점차 벗어나는 모습이다.
이날 로이터는 애플의 위탁 제조회사중 하나인 대만의 페가트론이 인도 타밀나두주 첸나이시 인근에 두 번째 아이폰 생산 시설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페가트론이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첫 번째 시설을 가동한지 6개월 만에 또 다시 생산시설을 확장하는 것이다.
조사전문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페가트론이 현재 인도에서 생산하는 애플 아이폰은 이미 전체 10%(연간 기준)를 넘기고 있다.
아마존(-0.59%), 알파벳(-0.15%)은 소폭 하락했다. 반면 넷플릭스(+2.50%)는 올해 1분기 미국과 캐나다(UCAN)의 가입자 결과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비교적 강한 흐름을 보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넷플릭스의 목표주가를 410달러로 제시했다.
최근 미국 정치권의 '틱톡' 견제로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메타 플랫폼스(+0.85%)도 소폭 상승했다. 이날 JP모건은 매출 성장과 함께 대규모 감원 조치에 따른 재무구조의 개선 등을 이유로 메타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유지했다. 바클레이즈 은행도 기존 메타의 목표주가를 260달러에서 270달러로 인상했다
마이크로소프트(+1.05%)는 영국의 반독점기관인 CMA가 690억 달러 규모의 인수합병 대상인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관련, 합병승인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를 보냄에 따라 강세로 마감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블리자드를 인수하더라도 이 회사의 '콜 오브 듀티'게임에 대한 독점적인 차별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