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블리자드 신작 ‘디아블로4’ 흥행 가능성을 두고 이용자 사이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덩달아 재조명 받은 게임이 있다. 바로 지난 2013년 출시된 핵앤슬래시 액션 역할수행게임(ARPG) ‘패스오브엑자일’이다.
패스오브엑자일은 출시 이후 줄곧 디아블로 시리즈 대항마 게임으로 언급돼 왔다. 패스오브엑자일은 태생부터 디아블로 시리즈와 연관이 깊다. 패스오브엑자일을 개발한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GGG)는 디아블로2 개발진 두 명이 설립했으며, 디아블로 시리즈와 기본적인 게임 특성과 콘셉트가 유사하다. 이에 따라 패스오브엑자일은 출시 초반부터 이용자 사이에서 디아블로2 대체재 게임으로 관심을 모았다.
◆“캐릭터 성장 연구 재미”…진성 RPG 이용자 공략한 ‘패스오브엑자일’=차이점은 패스오브엑자일은 블리자드가 디아블로2에서 디아블로3로 넘어가면서 놓친 ‘진성 RPG 이용자’를 공략하는데 집중했다. 패스오브엑자일 출시 당시 디아블로3는 “RPG 게임 초심을 잃었다”는 이용자 후기에 시달린 바 있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2와 달리 디아블로3에서는 직관적이고 쉬운 성장 방식을 제공하되 시즌제를 도입해 일정 기간마다 새로운 보스 몬스터 및 사냥터를 선보였다. 복잡한 RPG 요소를 줄이고, 직관적인 성장 시스템으로 대중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일부 이용자 사이에서는 디아블로3가 게임 진입장벽이 낮아졌음에도, 성장 시스템이 간소화되면서 캐릭터 성장 방식을 연구하는 재미가 반감돼 ‘밋밋한 RPG’가 됐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아울러 디아블로3가 단순한 사냥 반복을 통한 아이템 획득(파밍) 콘텐츠에만 매몰돼 난이도 높은 보스 몬스터 사냥이나 던전 퀘스트 등 최종 콘텐츠 깊이는 떨어졌다는 혹평도 나왔다.
이때 등장한 패스오브엑자일은 이러한 진성 RPG 이용자 갈증을 파고들었다. 패스오브엑자일에는 캐릭터를 성장시키기 위한 수백여개 ‘노드’와 ‘스킬젬’이 존재해 이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캐릭터가 될 수 있다. 각 성장 요소 간 조합도 굉장히 복잡하고 다채롭기 때문에 이용자에게 캐릭터 성장 방법 및 사냥 효율성을 연구하는 재미를 제공한다. 디아블로 시리즈에도 노드가 존재하지만, 패스오브엑자일 만큼 다채로운 노드를 제공하고 있지는 않다는 평가가 대다수다.
아울러 수익모델(BM) 차이도 디아블로 시리즈 이용자를 흡수하는데 한몫했다. 디아블로 시리즈 경우 플레이를 위해 시리즈 별로 5만~8만원 가량을 지불해야 하지만, 패스오브엑자일은 기본적으로 무료플레이를 기반으로 한다. 부분 유료화 게임이지만, 페이투윈(Pay-to-Win, 이하 P2W) 요소가 없으며 캐릭터 꾸미기 아이템과 게임 편의성 향상 아이템을 판매하는 정도 BM을 채택하고 있다.
◆“깊은 RPG 맛은 패스오브엑자일” VS “너무 복잡한 게임은 싫다”=이후로 줄곧 패스오브엑자일은 디아블로 시리즈에서 이탈한 진성 RPG 이용자를 흡수하면서 성장하기 시작해 차츰 디아블로 시리즈 대항마 자리까지 차지했다.
개발사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도 지난 2019년 블리자드가 디아블로4 출시 계획을 발표한 시기에 맞춰 패스오브엑자일2 출시 계획을 알린 바 있다. 다만, 코로나19 등 개발 일정에 차질이 생기며 현재는 출시 일정이 미뤄져 내년 중 출시가 예정된 상황이다.
후속작 출시 일정은 미뤄졌지만, 디아블로4가 첫선을 보이자 경쟁작인 패스오브엑자일도 국내외 이용자 사이에서 다시금 조명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디아블로 시리즈 이용자와 패스오브엑자일 이용자 사이에서는 게임 장단점을 두고 논쟁이 펼쳐지기도 했다.
패스오브엑자일 이용자는 주로 디아블로4와 디아블로3가 전작인 디아블로2 만큼 깊이 있는 RPG 요소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스킬 및 아이템 다양성이 부족해 캐릭터 성장 방식을 연구하는 재미를 느끼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해외 게임 이용자 커뮤니티 ‘리셋에라(ResetEra)’에서 한 이용자는 “무료로 플레이가 가능한 패스오브엑자일과 비교했을 때, 새롭거나 특별하거나 다른 느낌이 들지 않았다”라며 “(둘을 비교하니) 디아블로4가 표준적이고 지루해 놀랍다”고 전했다.
반대로 디아블로 시리즈를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패스 오브 엑자일의 복잡한 게임성으로 인한 높은 진입장벽을 단점으로 꼽았다. 디시인사이드 디아블로4 갤러리에서 한 이용자는 “패스오브엑자일은 너무 복잡해서 게임에 익숙해 지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 게임 그래픽 퀄리티에서도 패스오브엑자일에 비해 디아블로4가 더 준수하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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