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나노팀은 원래 방열(열을 외부로 전달) 기능성 제품을 만드는 회사인데, 관련 기술 노하우를 반대로 활용해 열 차단 가능한 패드를 만든 겁니다. 전기차 화재 이슈와 관련해 화재를 완전히 막을 순 없어도 적어도 운전자가 탈출할 수 있는 시간을 벌자는 목표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16일 국내 최대 규모의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3’에 참가 중인 나노팀 부스에서 기자의 눈길을 끈 아이템은 ‘열폭주 차단패드’였다.
열폭주는 내·외부적 요인으로 배터리 열 제어 구조가 망가져 발생하는 현상이다. 한번 발생할 경우 온도가 급작스레 상승하고 배터리 내 화학물이 다 연소될 때까지 쉽게 꺼지지 않아 대형 화재로 이어지기 쉽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전기차 시장에서 중대용량 배터리 열폭주로 인한 전기차 화재 사고가 심심찮게 보고되면서 관련 위협에 대한 세간의 경각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배터리 구조상 열폭주를 완전히 막을 방법은 없다. 배터리 내 전해액을 고체화해 화재 위험성을 대폭 낮춘 ‘전고체 배터리’가 대안이지만 상용화까지는 수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전고체 배터리가 시장에 출시되더라도 높은 가격으로 인해 고급 차량에만 적용될 가능성도 높다. 열폭주 방지 패드가 화재 발생 시 화염의 확산을 최대한 지연시켜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탑승자가 탈출할 시간을 버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는 이유다.
이에 완성차 업체들에서도 나노팀을 비롯, 관련 기술 노하우를 보유한 기업들에 지속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나노팀 관계자는 “현재 제품을 개발한 뒤 고객사 요청에 발맞춰 추가적인 제품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단계”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할 순 없지만 실리콘 폴리머 단열 소재를 주로 사용했다는 점 정도만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노팀에 따르면 해당 기술이 적용된 열폭주 차단 패드는 화재 시 약 15분 이상 화염을 차단할 수 있다. 경쟁회사의 3배 수준이다. 가격 경쟁력에서도 앞선다. 따라서 상용화 단계에 이르면 회사의 새로운 성장 사업 제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기대도 따른다.
현재 나노팀의 주요 제품은 방열 필러, 방열 패드, 방염 패드 등이다. 특히 방열 필러와 패드는 지금도 현대기아차 전기차 플랫폼(E-GMP)를 비롯해 해외 완성차 브랜드 BSA(Battery System Assembly) 등에 적용되고 있다. 차량용 열폭주 차단 패드까지 자연스럽 사업 연계가 가능한 대목이다. 추후 ESS(에너지저장시스템), 전기 선박,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등 배터리 산업 확장에 따라 다양한 시장으로의 추가 진출도 검토 중이다.
한편 나노팀은 이달 체코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6월 중 미국 법인을 추가로 설립할 예정이다. 해외공장을 늘리고 현지 제품 생산을 통해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이슈 등에도 대응하겠단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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