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의 후폭풍을 잠재우고, 장 시작전 발표된 2월 미 CPI(소비자물가지수)가 시장예상치에 부합하자 시장이 안정을 찾으면서 3대 주요 지수가 일제히 급등했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05% 상승한 3만2155.40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68% 오른 3920.56로 종료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14% 급등한 1만1428.15로 거래를 마쳤다.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파산 사태의 후폭풍이 우려됐지만 미 정부의 예금 전액 보장 약속으로 중소 은행들의 뱅크런 위험성을 줄인것이 주효했고 씨티그룹(5.95%), 웰스파고(4.58%) 등 주요 은행들의 상승으로 시장의 안정감을 더했다.
여기에 미 2월 CPI가 시장예상치인 6.0%와 동일하게 나타나 시장이 안도했다. 앞서 올해 1월 CPI는 6.4%였다.
이와함께 계절적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품목을 제외한 2월 근원 물가는 전년동월대비 5.5%상승했다. 이는 전월보다 0.5% 상승한 수치인데 주택 물가 등의 상승에 영향을 받아 시장예상치(0.4%)보다 약간 높았다. 여전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님을 의미한다.
만약 추가 뱅크런 사태가 없었더라도 2월 CPI가 시장예상보다 높게 나왔다면 미 연준(Fed)으로서는 상당한 곤혹스런 상황에 처할뻔했다. 3월 하순 열리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동결할수도 없는 딜레마가 불가피했다.
이 때문에 전날까지 SVB 파산 사태로 미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이날은 다시 예상대로 베이비스텝(0.25P 기준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장 불안 요소가 어느정도 진정세를 보임에 따라 나스닥을 중심으로 증시는 강하게 반응했다.
전기차 대표주자인 테슬라는 5.03% 상승한 183.26달러로 마감했다. 그러나 리비안(-3.79%), 니콜라(-6.18%), 루시드(-3.83%) 등 여타 전기차 기업들은 비교적 큰 폭으로 조정이 이어졌다.
리비안은 전날 아마존과의 배달용 전기밴의 독점 납품 계약 해제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으나 한편으론 아마존 이외의 기업들에게 납품할 수 있게됐다는 점은 호재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회사측이 올해 5만대 정도의 차량을 생산하겠다고 밝힌 이후, 시장 기대치는 여전히 낮게 형성되는 모습이다.
반도체 주는 그동안의 약세에서 벗어나 강하게 반등했다. 엔비디아(+4.78%), AMD(+6.63%)가 급등했으며, 마이크론 테크놀로지(+0.69%), 인텔(+3.93%), 퀄컴(+1.85%)도 강세로 마감했다.
애플(+1.41%), 마이크로소프트(+2.71%), 아마존(+2.65%), 구글 알파벳(+3.14%), 넷플릭스(+0.49%)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도 지수 상승율에 부합하며 상승마감했다.
메타 플랫폼스는 2차로 1만명을 추가 해고하겠다고 발표해 7.25% 급등했다. 앞서 메타는 이번 2차 해고 회사의 재무상태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주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메타는 작년 11월 1만1000명의 직원을 해고한 바 있다. 또한 아직 미고용상태인 약 5000명에 대한 계약도 해제할 것으로 예상됐다. 로이터는 메타가 이같은 구조조정 노력을 통해 890억~950억 달러의 비용 절감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날 구글은 이메일과 협업, 클라우드 소프트웨어에 적용할 새로운 AI를 공개했다. 지메일 메시지를 요약하고, 프리젠테이션 슬라이드를 생성하며, 구글 워크플레이스를 통한 업무혁신을 지원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EU의 반독점 당국으로 부터 액티비전과의 합병 승인을 유리하게 이끌기위해 우크라이나에 본사를 둔 클라우드게임업체인 부스터로이드 플랫폼과 '콜 오브 듀티' 게임에 대한 10년 프랜차이즈 라이선스 계약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계약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PC 게임을 부스터로이드의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에서도 가능하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