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15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사이버보안 기업 샌즈랩이 첫날 흥행에 성공했다. 종가 기준 2만4900원으로 공모가 대비 2.3배 높다. 사이버보안에 대한 높아진 시장 관심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샌즈랩은 사이버 위협 인텔리전스(CTI)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CTI는 사이버상에서 생성되는 각종 위협 정보 자체나 이를 기반으로 제공되는 분석 등을 지칭한다. 점점 더 복잡·다변화되고 있는 공격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샌즈랩이 내세우는 경쟁력의 근간에는 20여년간 쌓아온 317억개의 데이터가 있다. 이중 악성코드 데이터는 22억개에 달한다. 김기홍 샌즈랩 대표는 “쓰레기도 모으면 자원이 되는데, 악성코드도 모으면 쓸모가 있을 거라 생각해 2004년 대학 학내 벤처기업때부터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신기술인증(NET)을 공격자 프로파일링 및 비실행형 악성코드 프로파일링 기술 등을 바탕으로 기존 악성코드와 대조해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위협에도 대응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기술은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통해 제공된다. 매일 200만건의 데이터를 추가로 수집 중이다.
샌즈랩은 방대한 빅데이터와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기반의 자동화된 CTI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고도로 훈련된 전문가들이 주요 위협을 분석하는 여느 CTI 기업과 차별화된 점이다. 전체 위협 중 사람이 관리해야 할 1%에 대한 전문 분석은 그 분야 기업들에게 맡기고, 사람이 들여다 보지 못하는 99%의 위협 정보를 수집·분석하겠다는 것이 샌즈랩의 비전이다.
김기홍 샌즈랩 대표는 “샌즈랩이 지향하는 것은 CTI의 저변화다. 고도로 훈련된 전문 분석가가 1~2개 위협에 대한 심층 리포트를 작성하는 것도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이 경우 인력 의존도가 높아 수익적인 측면에는 한계가 있다. 대량으로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자동화된 시스템에 대한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샌즈랩은 상장 첫날 흥행에 성공하며 걱정을 덜었다. 다만 당장의 주가가 실적 대비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샌즈랩의 공모가는 1만500원인데, 15일 종가는 이보다 137.1% 높은 2만4900원이다.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2배 높은 2만1000원으로 형성된 뒤 장 초반 상한가를 기록, 장중 하락을 거쳐 18.5% 오른 것으로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3758억원이다.
샌즈랩의 2022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1억원, 19억원이다. 2025년까지 매출액 309억원, 영업이익 139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는데,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투자 지표를 안정화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장 예정인 시큐레터, 모니터랩 등 기업으로서는 샌즈랩의 흥행이 반갑다. 업계 관계자는 “사이버보안 기업도 상장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든 만큼, 이들 기업 역시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