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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규제 진단①] 평가절하 플랫폼, 사실은 경제성장 ‘버팀목’ 역할

구글과 메타, 아마존 등 쟁쟁한 빅테크들이 선전하는 지금, 한국 인터넷 기업들도 몸집을 키우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해외 플랫폼 위협 속에서도 자국 플랫폼들이 중심을 잡고 있는 곳이다. 이에 전세계 빅테크들과 맞설 수 있도록 경쟁력을 입증한 국내 플랫폼을 글로벌 무대로 세우고, 나아가 대한민국 새 먹거리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는 지속 제기돼 왔다. 그러나, 내부의 위협이 더 큰 상황이 도래했다. 정부와 국회가 규제 장벽을 높이면서, 플랫폼을 향한 칼날이 매서워졌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현재 인터넷 플랫폼을 향한 규제 현황을 점검하고, 전문가들 진단을 들어볼 예정이다. <편집자주>

-지난해 인터넷산업 매출액 491조7000억원, GDP 성장세보다 높아
-고용창출에도 기여, 종사자 17만명 늘어…제조업 감소세와 상반된 현상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코로나19를 통한 비대면 활성화로 최근 3년간 플랫폼 경제가 급부상했다. 인터넷으로 편리하게 누릴 수 있는 서비스들은 사람들 생활양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플랫폼은 단지 거래·소비 같은 사용자 편의 제공에 그치지 않는다. 중소상공인(SME) 디지털 전환, 연계 산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 경제 성장까지 이끌었다.

하지만 고속성장하던 플랫폼업계에 짙은 위기감이 드리운다. 전통적인 대기업에 적용되던 갖은 규제와 반기업 정책이 플랫폼 기업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 ‘갑질’을 방지한다는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이하 온플법) 제정이 지난 정부에서 무산된 후, 현재는 플랫폼 독과점·이용자보호·책임 강화 등을 내세우며 전방위적 규제안이 만들어지고 있다.

규제 없는 인터넷·플랫폼 산업은 우리 사회에 부정적 영향만 가져올까? 전체 사회 후생과 산업 혁신을 위해선 성급히 규제를 만들어 적용하기보단, 먼저 이들 발전 현황과 경제파급 효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로 국내 경제가 위축됐던 당시, 플랫폼 산업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돌파구 역할을 했다. 실질 GDP보다 빠른 외형성장에 더해 고용 성과도 매우 크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디지털경제연구원이 발간한 ‘2022 인터넷산업규제 백서(이하 규제백서)’에 따르면 2021년 인터넷산업 총 규모는 매출액 491조7000억원, 종사자 수 141만명이다.

인터넷산업 총 매출액은 2020년 418조3000억원에서 1년만에 1.18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가 1.05배 상승한 것보다 더 크다. 인터넷산업 종사자 수는 2020년 124만명에서 2021년 141만명으로 1년 만에 약 17만명이 늘었다. 제조업 종사자 수가 2020년 426만명에서 422만명으로 4만명 감소한 것과 반대 흐름이다.
자료=2022 인터넷산업 규제백서
자료=2022 인터넷산업 규제백서
디지털 기반 산업에서 종사자 수가 가장 크게 증가한 건 전년대비 15% 증가한 인공지능(AI) 분야다. 미래기술 경쟁력을 위한 인재 유치가 활발하다는 의미다. 디지털·실물경제 결합산업은 이커머스와 O2O(Online to Offline)로 구성되는데, 해당 산업 매출액과 종사자 수는 전년대비 13~18% 성장했다. 최근 국내 서비스·판매 종사자는 감소 추세지만, 쇼핑몰 등 플랫폼을 통한 상품 판매 종사자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서비스·판매업 디지털 전환이 이뤄진 셈이다.

유의미한 건 최근 3년간 온·오프라인 중개업과 이를 활용한 실거래업 산업이 함께 성장했다는 점이다. 가령 배달의민족·야놀자 등 중개 플랫폼과 함께 요식업·숙박업이 함께 컸다고 볼 수 있다. 이중 배민·카카오모빌리티 등 중개 플랫폼 매출액은 2020년 대비 2021년 54.6% 큰 성장을 기록했고, 실거래업 산업에서 매출액 성장률은 음식·숙박이 50%, 운송서비스 23.6% 등 높아졌다.

코로나19와 경기 둔화로 고용환경이 악화되고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인터넷 관련 산업 매출액과 종사자 수가 늘어났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플랫폼 산업 자체가 개인뿐 아니라 기업·사회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가 된 것이다. 펜데믹 시기를 맞아 앞으로 인터넷 산업 중요도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인터넷 산업은 타 산업과 비교해 고용창출 및 신시장 개척 면에서 평가 절하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그 이유로 인기협 디지털경제연구원은 “인터넷상 유·무료 서비스 및 정보가 함께 공존하는 양면 시장이라는 특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상 인터넷산업은 정부와 대기업, 중소상공인 등 모든 경제주체에 생산성과 효율성, 수익창출 기회를 제공한다.
자료=2022 인터넷산업 규제백서
자료=2022 인터넷산업 규제백서
대표적으로 기업은 인터넷을 통한 데이터 수집과 넓은 인재 풀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 또 온라인 판매로 편리하게 해외 시장에 진출하게 됐고, 중소기업은 무역 참여 기회가 확대됐다. 실제 2021년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중소기업 수출은 전년대비 91.7% 성장한 6억7000만달러(약 8500억원)를 기록했다.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 조사에 의하면 소상공인 10명 중 6명은 온라인플랫폼을 이용하지 않을 경우 경영에 어려움을 느꼈을 정도로 온라인 의존도가 높았다. 오히려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소상공인은 이커머스에 의한 매출 증대 혜택을 누리지 못한 셈이다. 즉 소상공인 매출 부진 근본적 원인은 온라인 플랫폼 자체가 아닌 디지털 역량을 갖춘 경쟁자들이다.

디지털 경제가 GDP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는 점도 확인됐다. 규제백서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 충격으로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당시 디지털 경제 규모는 약 12% 증가, 경제성장에 224% 기여했다. 2021년에도 규모는 약 12% 증가했는데, 경기가 회복되며 경제성장 기여율은 30%로 줄었다. 경제가 위축될수록 디지털 경제가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실에서 플랫폼 산업은 독과점을 무기로 생태계 악영향을 준다며 규제에 발목 잡혀 있다. 자율규제를 강조하던 정부는 독과점 규제 필요성을 언급하며 업계 혼돈을 주고, 국회에선 온플법보다 강도 높은 규제 법안이 발의됐다.

인기협은 “독과점 규제 목적은 독과점에 의한 사회잉여 감소를 막기 위한 것인데, 전자상거래 등 신산업은 사회잉여를 증가시키고 있다”며 “전자상거래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어 규제가 필요하다는 인식은 재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집단에서도 정부의 섣부른 플랫폼 산업 규제가 오히려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주진열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플랫폼 산업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모빌리티, 바이오 신약개발 등 주변 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플랫폼 산업을 잘못 규제하면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걸쳐 악영향이 나타난다”고 전했다.

김주희 국민대 플랫폼SME연구센터 연구본부장 역시 “이미 시장은 역량이 뛰어난 플레이어들이 혁신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성장을 이끌고 있다”며 “정부는 이들 비즈니스에 직접 관여하기보다는 핵심 플레이어들이 필요한 자원을 연결해 더 큰 가치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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