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게임·플랫폼사 노조를 만나 업계 관행처럼 잔존하고 있는‘공짜야근’을 뿌리 뽑겠다고 약속했다.
고용노동부는 이정식 장관이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정보기술(IT) 기업 근로자와 간담회를 진행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네이버와 넥슨, 웹젠 노조 지회장 및 게임·소프트웨어 업종 청년 근로자 3명이 참석해 포괄임금(포괄임금·고정수당) 오·남용과 관련해 근로자 현장 목소리를 전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서 실시한 ‘소프트웨어 산업 근로환경 개선방안 연구(2021년 1월)’에 따르면 소프트웨어산업 근로자 임금 산정 방식 중 포괄 임금 계약 방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63.5%에 달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올해를 ‘포괄임금 오·남용 근절 원년’으로 삼고 전례 없는 강력한 조치를 시행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부터 포괄임금 및 고정수당 오·남용을 근절하기 위한 기획 감독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지난 2일부터 ‘온라인 노사 부조리 신고센터’ 내 포괄임금 오·남용 신고센터를 운영 중이다. 연장근로수당 미지급, 연장근로 한도(주 52시간) 위반에 대한 즉각적인 권리구제를 진행하고, 신원 노출을 우려하는 근로자를 위해 익명신고센터도 신설했다.
익명 신고로 접수된 사업장은 포괄임금 오·남용 의심사업장으로 관리되며, 사전 조사를 거쳐 지방고용노동(지)청에서 감독하거나 하반기 기획 감독을 실시한다. 다음달에는 ‘편법적 임금 지급 관행 근절대책(가칭)’을 발표하는 등 포괄임금 오·남용 근절에 행정력을 총동원한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넥슨 노조 지회장은 “포괄임금을 이유로 근로시간 자체를 측정하지 않는 사례가 있다”라며 “넥슨은 포괄임금제 폐지 후 평균근로시간이 감소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근을 하는 사람은 수당이 올라가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에 이 장관은 포괄임금을 오·남용하면 기업이 근로시간을 비용으로 인식하지 못해 근로시간을 줄이려고 노력하지 않는다고 보고, 포괄임금 오·남용 근절은 현시점에서 가장 확실한 근로시간 단축 기제라고 분석했다.
이 장관은 “획일적·경직적 근로시간 규제로 생겨난 관행이 소위 ‘포괄임금’으로, 일부 현장에서는 포괄임금이라는 이유로 실근로시간을 산정·관리하지 않고 오·남용하면서 공짜야근을 야기하고 있다”며 “포괄임금 오·남용은 근로기준법상 임금체불로 일한 만큼 보상받지 못해 공정 가치에 맞지 않고, 청년 및 저임금 근로자 좌절감을 가져오므로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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