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국내 게임사 구조조정이 연초부터 몰아치는 분위기다. 게임사들은 신규 채용보다 기존 내부 인력을 활용하거나 정리하는 방향으로 채용 계획을 전환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3일 정보기술(IT)·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엔씨소프트(이하 엔씨), 넷마블, 데브시스터즈, 원더피플 등 다수 게임사에 대규모 조직 개편이 시행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에 게임 이용자 수가 감소함과 동시에 신작 흥행이 실패함에 따라 비용 효율화를 위해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엔씨 북미법인 엔씨웨스트는 전체 직원 중 약 20%를 감원했다. 제프 앤더슨 최고경영자(CEO) 사임 소식도 전해졌으나, 이는 본인이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 관계자는 “엔씨는 불투명한 글로벌 경제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 중이며, 그 일환으로 북미법인의 전략적 조직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달 30일 쿠키런 지식재산권(IP) 기반 팬 플랫폼 ‘마이쿠키런’과 키즈 콘텐츠를 담당했던 직원 30여명을 인사 조치했다. 쿠키런 IP를 활용한 게임 개발에 더 몰두하기 했다. 마이쿠키런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은 161만원에 불과하다. 영업손실은 24억원이다.
‘던전앤파이터’를 만든 허민 대표가 이끄는 원더피플은 실적 악화로 인해 임직원에 폐업 가능성을 시사했다. 허민 원더피플 대표는 지난해 12월 회사 종무식에서 조직원들에 구조조정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핵심 타이틀 PC 슈팅 게임 ‘슈퍼피플’이 흥행하지 못했고, 타이틀을 새롭게 단장한 ‘슈퍼피플2’를 발빠르게 선보였지만 수익성 개선엔 역부족이었다.
넷마블에프앤씨는 자회사 메타버스게임즈를 흡수합병하고, 메타버스월드 인원을 감축시켰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연봉을 동결한 곳도 있다. 크래프톤은 오는 3월부터 조직장 연봉을 동결한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지난달 사내 소통 프로그램을 통해 “조직 역량을 다지고 재무적 성과도 창출하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게임사는 몸집을 줄이며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가 시작되자 개발자 유치 전쟁을 끊임없이 펼치며 인건비를 아끼지 않고 채용을 진행해왔던 모습과 상반된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 수가 줄었고, 그만큼 올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신사업 재조정에 들어가거나 게임 개발 체계를 손질하며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있다.
한편, 찬바람 속에서도 채용을 알린 게임사도 있다. 넥슨게임즈는 신작 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올 한 해 300여명 규모 채용을 진행한다. 넥슨게임즈 신입 초봉은 개발직군 5000만원, 비개발직군 4500만원이다. 연간 250만원 상당 복지 포인트, 근속 연수에 따른 최대 20일 리프레시 휴가와 500만원 휴가비 지급 등 넥슨컴퍼니와 동일한 수준의 처우와 복지를 제공한다.
위메이드 및 위메이드플레이도 인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5월부터 진행 중인 위메이드 인력 전입 프로그램 ‘위.인.전’을 올해에도 이어간다. 이는 새로운 인력이 입사해 1년 이상 근무할 경우 추천한 임직원에게 최대 3000만원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올해에만 이 프로그램으로 100여명이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