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게임업계가 지난 한 해를 정리하고 올해 포부를 밝힐 실적 시즌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업계 전반적으로 이렇다 할 게임 신작이 없었던 가운데 신사업 확장 등에 따른 인건비 증가 등이 발목을 잡았다. 영업이익 하락뿐 아니라 적자전환까지 보이는 등 수익성 악화 모습을 여실히 드러낸 곳도 있었다.
3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8일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플레이 ▲더블유게임즈 ▲크래프톤, 9일 ▲엔씨소프트 ▲넥슨, 10일 엔에이치엔(NHN) 등 주요 게임업체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 발표가 예정됐다.
지난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곳으로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비롯해 기존 라이브 게임 콘텐츠 및 서비스 향상 등에 주력해 크게 성과를 올렸던 넥슨이 점쳐진다.
◆지난해 4분기, 누가 활짝 웃었나=넥슨은 지난해 자사 4분기 매출은 최소 755억엔(약 7155억원), 영업이익은 최소 75억엔(약 7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 153% 증가한 수치다.
넷마블은 같은 기간 매출 6934억원, 영업손실 201억원으로 각각 7.8% 감소, 적자전환할 것으로 관측된다. 비용 관리에 집중한 결과, 그나마 영업손실 규모는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분기 넷마블은 신작 플레이투언(Play-to-Earn, P2E) ‘킹 오브 파이터 아레나’를 글로벌 정식 출시했다. 다만 기존작 매출 하향세나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등 흥행 부진 여파는 이번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5642억원, 영업이익 784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5.8%, 29.3% 감소했다. 엔씨는 두 회사와 달리 신작 출시가 없었다. 지난 상반기와 3분기 기존 타이틀이 모두 잘 버텨줬지만, 특별상여금 지급, 야구단 운영 비용 등이 반영돼 이번 분기 수익 하락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비용 효율화에 힘썼던 크래프톤은 지난해 4분기 매출 4693억원, 영업이익 108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5.7%, 151.3%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런가 하면, 카카오게임즈는 기존작 하향 안정화 등으로 인해 지난해 4분기 매출 2702억원, 영업이익 29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5.8%, 35.7% 감소한 수치다. 오딘:발할라라이징이 신작 효과가 사라지고 안정화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2022년 한 해, 3조 클럽 재입성 예상되는 넥슨…다른 곳은?=넥슨은 4분기뿐 아니라 지난해 전체 성적에서도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은 연간 실적에 대해 매출 3564억엔(3조3407억원), 영업이익 1067억엔으로 전년보다 각각 29.8%, 16.6% 증가한 수치를 제시했다. 2021년 업계 최초 매출 3조원 시대를 열었던 넥슨이 다시 한 번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도 기존 리니지 시리즈를 발판으로, 지난 한 해 크게 성장했다. 연간 실적 컨센서스에서 매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2조5863억원, 영업이익은 57% 늘어난 5901억원으로 예상됐다.
카카오게임즈도 연간 실적으로만 놓고 보면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연간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조1872억원, 영업이익 198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7.25%, 77.1% 증가했다. 크래프톤 경우 건실한 ‘배틀그라운드’ 및 비용 효율화 등으로 연간 매출은 1조8510억원, 영업이익은 7253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9% 감소, 13% 증가한 수치다.
넷마블은 지난해 내내 적자를 기록했다. 넷마블은 지난해 매출액 2조6809억원, 영업손실 102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한 해 컴투스는 미디어나 콘텐츠 부문에서 크게 성장했지만, 본업인 게임에선 신작들이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매출은 늘지만 영업이익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신작이 없었던 펄어비스나, 블록체인 신사업에 나섰던 위메이드, 컴투스홀딩스 또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에 비하면 저조할 것으로 점쳐진다.
김동우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2022년 4분기 주요 상장 게임사의 매출 및 영업이익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서는 실적 하회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게임사별 기대요인의 모멘텀화와 우려의 해소 여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