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2일 통신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2023년 새해를 맞아 내놓은 사업전략 키워드는 ‘AI 컴퍼니’ ‘디지코 확장’ ‘빼어난 고객경험’ 등 3가지로 추려진다.
◆ 유영상 대표 ‘AI 컴퍼니로의 도약과 전환’ 선언
취임 3년차를 맞은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올해가 AI 컴퍼니로의 도약과 전환을 위한 비전을 실행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의 AI 서비스인 ‘에이닷’의 성공적 안착을 통해 글로벌 AI 서비스 사업자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유무선통신·미디어·엔터프라이즈 등 기존 사업을 AI로 재정의하며, 타 산업의 AI 전환(AIX)도 적극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유 대표가 ‘AI 컴퍼니’ 비전을 내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초 신년사에서 “모바일 혁명에 버금가는 AI 혁명이 가시화될 것”으로 진단한 데 이어,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AI 기반 서비스 컴퍼니로 진화하겠다는 경영 비전을 밝힌 바 있으며, 같은해 11월 취임 1주년을 맞아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는 AI 컴퍼니로의 도약을 위한 3대 추진전략을 제시했다. 유 대표의 AI 컴퍼니 구상이 차근차근 진전해 1년 만에 구체적 비전의 실행 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5월 출시한 ‘에이닷’은 SK텔레콤의 역점 사업이다. 에이닷은 일상생활에서 소비자의 비서 역할을 해주는 AI 서비스로, 캐릭터와의 대화를 통해 정보를 획득하고 감정을 공유하는 ‘성장형 AI’라는 특징을 가진다. 통신사 최초로 자체 AI 음성 기술을 적용한 버추얼 휴먼(가상인간) 나수아를 에이닷의 메인 광고 모델로 발탁하기도 했다.
◆ 구현모 대표, ‘디지코 확장으로 글로벌 진출’ 예고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 연임에 도전하고 있는 구현모 KT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안전과 안정’ ‘디지코 확장’ ‘사회적 책임’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꼽았다.
통신망과 IDC 등 국민 삶에 밀접한 시설과 사업에 대한 안전과 안정, 그리고 지난 3년간 KT의 성장을 이끌어온 디지코(DIGICO·디지털플랫폼기업) 전략의 확장,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하는 KT그룹이 되기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그중 사업적으로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디지코의 확장이다. 구현모 대표의 대표적인 경영전략인 디지코는 KT를 기존 유무선 통신회사에서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포부가 담긴 것으로, 올해는 이 디지코를 더욱 확장해 다른 산업과의 연계 및 글로벌 진출을 통해 3차원적인 성장을 만들어 내자는 게 구 대표의 메시지다.
구 대표의 디지코 전략은 그의 연임 성공 여부와도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된다. 실제 디지코 전략은 주식 시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아, KT의 기업가치는 3년 만에 45%가량 증가했다. 구 대표 취임 전 약 6조9000억원 수준이던 KT 시가총액은 지난 8월1일에 9년2개월 만에 10조원대를 넘기도 했다.
◆ 황현식 대표, ‘빼어난 고객경험 혁신’ 강조
올해로 취임 3년차를 맞게 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빼어난 고객경험 혁신으로 U+3.0 변화 원년 이끌겠다”는 신년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빼어난 고객경험’은 기존 사업의 플랫폼화를 추진하는 U+3.0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LG유플러스는 ▲통신의 디지털화와 루틴·구독 서비스 기반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미디어 시청경험 기반의 ‘놀이 플랫폼’ ▲아이들나라 기반의 ‘성장케어 플랫폼’ ▲SOHO·SME·모빌리티 등 B2B사업의 플랫폼화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LG유플러스는 3사 중 상대적으로 신사업 후발 주자인 만큼 보다 가열찬 먹거리 발굴과 기술 개발이 요구된다. 특히 유영상 대표와 함께 황현식 대표는 내후년 CEO 교체기를 앞두고 있다. 경쟁사 대비 뚜렷한 경영전략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황 대표가 연임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