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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로 다른나라에 재능기부하는 꼴…IP 지킬 지원정책 시급”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현재 한국 제작사는 타 국가 IP(지식재산권) 외주제작사로 전락해 일종의 ‘재능기부’를 하는 양상이 됐다. 무늬만 ‘메이드 인 코리아’일 뿐이다. 한국이 IP를 지켜내 산업의 질적·양적 성장을 도모할 제도적 지원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수석애널리스트<사진>는 2일 서울 광화문 HJ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주최 ‘디지털 정책자문 간담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기조강연자로 참여한 지 수석은 콘텐츠 산업의 수익모델이 ▲한국방송사의 외주제작 ▲글로벌OTT의 외주제작 ▲IP 보유 제작 순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한국 제작사들은 ‘글로벌OTT의 외주제작’ 구조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3가지 수익모델 중 한국방송사의 외주제작은 가장 열악한 모델로, 100억 제작비가 든다면 70~80%를 방송사가 방영권으로 회수하기 때문에 협찬과 간접광고(PPL)로 수익을 메워야 한다. 반면 글로벌OTT의 외주제작은 100억 제작비가 들어가면 제작비 전액에 더해 최소 15%의 수익을 보전받는다. 다만 모든 저작권은 글로벌OTT에 귀속되기 때문에 흥행을 해도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없다. 가장 바람직한 모델은 직접 IP를 보유하면서 제작하는 것이다. 이 경우 제작비 전액을 투자해야 하지만 최종 마진도 제작사 몫이다.

지 수석은 “IP는 지킬 수 없지만 당장 돈이 되는 글로벌OTT의 외주제작으로 제작사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라며 “결국 제2의 오징어게임도 넷플릭스에서 탄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는 글로벌OTT의 현지 제작에 국내 제작사들이 직접 참여하는 수익모델도 생겨나고 있는데, 이 또한 더 많은 유능한 콘텐츠 제작 인력 및 자원 유출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경기 둔화로 광고주들의 지갑이 닫히는 가운데 넷플릭스가 광고 요금제를 출시한 것도 국내 제작사의 해외 의존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 수석은 봤다. 그는 “광고주가 국내 방송사에서 넷플릭스로 이동한다면, 국내 방송사의 콘텐츠 투자여력이 감소하는 반면 넷플릭스의 투자 재원은 확보되고, 결국 양질의 텐트폴 콘텐츠는 더욱 글로벌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따라서 한국이 IP를 지켜내 산업의 질적·양적 성장 도모할 제도적 지원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게 지 수석의 제언이다.

지 수석은 “IP 보유는 자본력이 핵심”이라며 “정부는 실제 콘텐츠에 투자하는 직접적 지원과 함께 규제완화 및 세제 혜택 등 간접적 지원을 동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간접적 지원 측면에서 콘텐츠 세액공제를 확대할 것과 자국 콘텐츠 보호를 위한 쿼터제 도입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사업자간 역차별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 수석은 “국내 OTT인 티빙 웨이브는 연간 200억대 망사용료를 지급 중인데, 이는 적자의 25~35%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해외 OTT의 경우 디즈니플러스나 애플TV플러스는 중개업체를 통해 망사용료를 간접 지불하지만, 넷플릭스는 국내에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소 경쟁 요건은 동일하게 형성돼야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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