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위주의 디지털 전환에 나섰던 기업들은 이제 엔데믹 상황에 또 다른 도전을 맞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면서 클라우드, 비대면 행사, 결제 등 데이터 워크로드 폭증에 따라, 방대한 처리 성능이 필요해지고 있다. 자연히 기업의 전력 그리드 운영 및 에너지 소비 효율화에 대한 압박이 증대하고 있다.
레노버ISG(이하 레노버)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미래형 데이터센터 구축 시 환경적 측면의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기업의 디지털 전환 과제 수행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고객의 혁신을 이끌어내는 선순환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레노버 ISG 수석 부사장겸 최고 고객 책임자(COO) 윌프레도 소토롱고(Wilfredo Sotolongo)는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데이터센터 시장은 모든 시장조사 기관이 지속적인 성장을 예측하고 있다. 특히 기술 주도로 기업의 디지털 전환이 계속해서 추진 되는데다 항상 시장 경기 보다 기술 투자 먼저 이루어지는 경향이 강하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데이터센터 시장 전반의 성장과 함께 레노버의 점유율도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하드웨어 장비 업체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세계의 공장 중국의 셧다운으로 촉발된 공급망 불안에 떨어야 했다. 하지만 레노버는 공급망 불안에도 불구하고 지속 성장을 거듭했으며 특히 한국 시장을 공급 우선순위에 두고 차질없는 비즈니스를 지원했다는 설명이다.
소토롱고 COO는 “공급망 분야에서 반도체가 가장 중요한 이슈였는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이 한국이다 보니 우리도 한국에서의 공급이 불안하면 악영향을 받는다. 그런만큼 한국에서의 우리 고객을 만족시키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인프라 시장은 2019년 945억6000만달러에서 2027년 1423억1000만 달러로 연평균 5.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데이터센터 인프라 시장이 점차 성장하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도 글로벌 빅테크와 한국 통신사의 신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를 포함해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하이퍼스케일 인터넷 데이터센터 건립과 각 대기업들의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이 화두가 되고 있다.
소토롱고 COO는 “데이터 센터 확장은 오는 2021년까지 유럽이 중심이었지만, 2022년부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시장은 하이퍼 스케일러 시장과 전통적인 전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으로 나뉜다. 레노버는 성격이 다른 이 두가지 시장에 동시에 뛰어들어 성장하고 있다. 특히 하이퍼스케일러 시장은 경쟁사 중 하나가 5년전 사업을 포기할 정도로 쉽지 않은 시장이다. 하지만 레노버는 이 시장에 가장 필요한 것은 최고의 엔지니어링이라는 데 중점을 두고 고객한테 맞춤으로 설계된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레노버는 전담 엔지니어링 팀이나 개발팀을 보유하고 계속해서 성장시키고 있으며 이 솔루션을 둘러싼 다양한 서비스 역량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레노버는 이를 ODM 플러스 모델로 부르고 있다. 경쟁사 대비 강력한 엔지니어링, 개발 인력에 더해 서비스 역량까지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그는 “온프레미스 데이터센터의 경우 우리는 디지털 전환에 대한 태도에 차별점을 둔다. 특히 우리는 경쟁사 대비 도전자 입장에서 새로운 아키텍처로 안정성, 민첩성, 예측가능성을 향상시키고 비용을 계속해서 낮출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면서 변화를 시도하는 도전자”라며 “사실 데이터센터 기술 자체만 놓고 봤을 때 핵심 기술은 대동소이하다. 문제는 그 기술로 무엇을 하느냐다. 기술로 기존 시장을 지키고 수익을 지키는 태도를 갖느냐 아니면 공격적으로 아이디어 기반으로 변화를 이끌어 내면서 고객이 성장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해주냐에 차별화가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2가지 데이터센터 시장을 관통하는 레노버 전략의 핵심은 새로운 기술로 고객의 혁신이 가능하게 하고 기술을 제공하는 방식에 비용대비 효과와 사용 편의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레노버는 IBM의 비즈니스를 인수하면서 그들의 장점인 고객 서비스에 집중하고 품질을 중요시하는 것을 DNA로 삼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토롱고 COO는 이 자리에서 레노버의 ARM 서버에 대한 전략도 소개했다. 2014년 10월 IBM의 x86 서버 사업부를 인수, 전세계 ‘넘버3' 서버업체에 이름을 올린 레노버는 ARM 프로세서 기반 서버 개발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인텔 아키텍처 기반의 서버 시장에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새로운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진출하고 있다. 그 중 가장 흥미로운 플레이어가 ARM이다. ARM 기반 서버는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수준의 성능을 굉장히 낮은 전력으로 제공을 할 수 있다. 기업의 탄소배출량 관리가 의무화되는 시기가 올수록 특정한 워크로드 같은 경우는 ARM 기반 서버가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밝혔다.
소토롱고 COO는 “우리도 ARM 베이스 서버를 개발, 이미 공급하고 있다. 아직까지 글로벌 대기업 정도에서만 고려 가능한 수준이어서 대외적으로 얘기를 많이 하고 있지는 않지만 전체적인 소프트웨어 생태계로 볼 때 진화하는 과정 중에 있다. 높은 성능이 요구되지만 효율성도 필요한 부분에 ARM 서버가 유용할 것이다. 또한 하이퍼 스케일러 데이터센터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다만 이 자체가 고객들의 경쟁력에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며 “워크로드의 퍼포먼스 향상이 뚜렷하게 나오는 한편 전력은 아주 적게 소모하는 실질적인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신규식 레노버ISG 한국 지사장은 “한국의 슈퍼 컴퓨터 고객들 중에도 ARM 기반 서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곳이 있다. 우리도 정부 공공기관의 탄소배출 준수 등의 과제가 있기 때문에 대기업, 대형 연구단지 등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단계”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