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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큰 MLCC, 과잉 우려 해소됐나…삼성전기·삼화콘덴서 주가도 급등

- 트렌드포스 “오는 4분기 MLCC 가격 인하 경쟁 완화… BB율 하락세 축소”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경기침체로 인해 반도체 산업 전반에 찬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전자산업의 쌀’로 일컬어지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시장도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오는 4분기를 기점으로 MLCC 시장이 과잉 우려를 해소하고 반등할 것이라는 예측이 속속 제기되면서 대표적인 MLCC 관련주인 삼성전기와 삼화콘덴서의 주가도 급등세를 보이는 등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의 코로나19 완화 정책 등이 스마트폰, PC 등 전기전자 제품의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MLCC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도 낙관론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15일 마감된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기의 주가는 전일대비 2.14% 상승한 14만3000원에 마감했다. 한달 전만 하더라도 11만~12만원대를 횡보하던 삼성전기의 주가는 11월 들어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삼화콘덴서는 전일대비 10.98% 급등한 3만8400원을 기록했다. 삼화콘덴서 역시 10월초 3만1000원대까지 추락했던 것과 비교해 20% 가까이 반등했다.

◆볕들 날 보이는 MLCC 시장… 4분기부터 반등

최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022년 4분기 BB율을 0.81로 책정했다.

BB율이란 수주액(Book)을 출하액(Bill)으로 나눈 것으로 1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을 앞서 업계 호황으로 해석한다. 1보다 낮으면 공급 과잉 및 업계 침체를 나타낸다.



MLCC BB율은 2021년 1분기 1.68에서 그 해 4분기 0.88까지 떨어졌다. 올해 3분기 BB율은 0.86로 전년동기대비 0.24 하락했다. 오는 4분기 예상 BB율은 전년동기대비 0.07 줄어든 수준이지만, 3분기보다 낙폭이 적다. 수요가 일정 부분 늘어나 ‘업황 한파’가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MLCC는 주로 정보기술(IT) 제품에 적용된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폰과 PC, TV와 자동차가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인플레이션 심화 및 금리 인상, 중국 일부 도시 봉쇄 등 악조건이 겹치자 IT 제품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고, MLCC 수요도 하락했다.

이달부터 상황이 개선되는 중이다. 중저가 스마트폰과 그래픽카드 업체 등을 중심으로 MLCC 주문이 소량으로 들어오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특히 자동차용 MLCC가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MLCC 시장 1위는 일본 무라타다. 2위인 삼성전기에 이어 타이요유덴, TDK 등이 뒤따른다. 국내 업체로는 삼화콘덴서 등이 있다.

◆스마트폰엔 1100개, EV에는 1만개…전장용 MLCC 시장, 경쟁 점화

MLCC는 반도체의 전자부품으로, 사람 손톱의 10분의1 크기로 좁쌀보다 작다. 크기는 작지만 내부에 전극과 유전체가 층층으로 쌓여 있는데, 많게는 1000층까지다. 가격 역시 고가로, 300밀리미터(㎖) 와인 잔에 MLCC를 담으면 최대 3억원까지 나갈 수 있다.

단어를 풀어보면 ‘Multi Layer Ceramic Capacitor’로 세라믹으로 만든 커패시터(전기를 모을 수 있는 장치), 즉 콘덴서를 여러 겹 쌓아 올린 장치를 뜻한다.

전기를 모을 수 있는 장치로 구성된 만큼, MLCC는 전기를 관장한다. 전기를 저장하거나 일정 방향으로 방출하기도 하고, 안정적으로 전류가 흐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반도체는 패키지 기판을 거쳐 메인보드로 전기적 신호를 보내는데, 이때 전기적 신호를 조절하는 댐 역할을 하는 게 MLCC다.

앞서 언급했듯 MLCC는 스마트폰과 자동차 등에 적용된다. 크기가 작은 만큼 많은 갯수가 포함되는 게 특징이다. 스마트폰에는 최대 1100개까지 탑재된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경우 최대 5000개, 전기차(EV)는 1만개 이상 적용된다.

EV에 압도적으로 많은 갯수가 들어가는 만큼 최근 MLCC 시장 경쟁은 IT용에서 전장용으로 이동하고 있다. 전장용 MLCC는 IT용보다 기술 난이도가 높다. 수명만 봐도 5배 이상이다. IT용 MLCC의 수명이 약 3년인데 비해 전장용 MLCC는 15년이 넘는다. 자동차에 포함되는 부품이다 보니 진동이나 외부 충격과 고온·고전압에도 더 강하다.

삼성전기 전략마케팅실 영업팀장 김원택 부사장은 “스마트폰, PC 등 주요 IT 제품 수요가 계속 떨어져 IT용 MLCC 시장은 타격을 입었지만, 미래 성장 시장인 전장용 MLCC는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앞으로 전장용 MLCC를 비롯해 고부가제품을 강화하며 매출 확대에 만전을 기울이겠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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