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를 대한변호사협회(변협)와 7년간 전쟁 중인 스타트업으로만 기억하기에는 아쉽다. 10년 전 미국‧일본‧독일 등 주요 국가와 비교하면, 한국은 리걸테크 황무지에 가까웠다. 로앤컴퍼니는 척박한 환경에서 한국 리걸테크 산업 선봉에 서서 법률서비스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으며, 여기에는 인공지능(AI)과 같은 기술력도 주효했다. 리걸테크(legaltech, legal+technology)는 법률에 기술이 결합해 새롭게 창출되는 서비스를 뜻한다.
2014년 출시된 로톡은 의뢰인이 온라인에서 변호사를 찾아 상담받을 수 있도록 법률 자문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서비스다. 비용 등 여러 문제로 변호사를 만나는 데 현실적 제약이 있는 사람도 손쉽게 법률 상담을 할 수 있게 하는 한편, 사건 수임 건수가 적은 청년 변호사는 일거리를 확대하기에 유용하다.
이제 로앤컴퍼니는 더 큰 성장을 위해 새로운 둥지를 찾았다.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로앤컴퍼니는 지난 6월 서울 강남으로 사옥 이전을 마쳤다. 새로운 공간에서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우수한 인재 확보로 더 큰 성장을 이루려는 목적에서다. 서울 강남은 토스나 당근마켓 등 주요 스타트업과 투자사가 밀집한 곳이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최근 로앤컴퍼니 신사옥을 방문했다.
◆사옥 곳곳에 마이클조던 명언이?=로앤컴퍼니 설립 초창기엔 사무실 공간도 없어 재택근무를 하다 24시간 카페에 모여 밤낮없이 업무했었다고 한다. 10년만에 서울 강남 역세권으로 자리를 옮길 정도로 성장한 로앤컴퍼니는 더 큰 도약을 꿈꾸고 있다.
로앤컴퍼니 신사옥은 목적에 따라 공간을 분리해 활용도를 높였다. 이를 통해 임직원 업무 효율성과 만족감 모두 잡겠다는 것이다.
사무실 공간은 최대 200명까지 수용 가능한 규모로, 개방감을 높이면서 개별 업무 특성과 협업 정도 등을 고려해 자리를 배치했다. 다만, 이용자 불편사항에 대응하는 고객경험(CX)-고객서비스(CS)팀은 통화 업무가 많은 점을 고려해 사무실 안쪽에 독립 공간을 구성했다.
복도를 지나면 폰부스를 비롯해 1인 집중 업무 공간, 개방형 회의실 등 다양한 형태의 협업‧업무 공간도 마련됐다. 임직원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개방형 공간부터 개개인을 위한 집중 업무 공간까지 여러 형태로 구성했다.
재밌는 점 하나는 로앤컴퍼니 사옥 곳곳에서 농구선수 마이클조던 명언을 담은 액자나 문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클조던은 로앤컴퍼니 김본환 대표 인생과 경영철학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 중 하나다.
김 대표는 농구선수로서 큰 성취를 이룬 마이클조던 명언을 임직원과 함께 나누며 리더십과 경영 철학에 대한 의지를 다지기 위해 눈에 띄는 곳에 해당 메시지들을 비치했다고 한다.
◆변호사 전용 사진관부터 임직원 법률 상담 지원까지=이색 공간으로는 사내에 마련된 스튜디오를 꼽을 수 있다. 이 스튜디오는 로톡에 가입한 회원 변호사를 대상으로 프로필을 촬영할 때 이용하는 공간이다. 로톡을 이용하는 변호사가 촬영 예약을 하면, 외부 전문 사진 작가가 방문해 개별로 촬영을 진행한다. 프로필 사진 활용도가 높기 때문에 변호사 사이에서도 만족도가 높다는 후문이다.
휴식 공간도 곳곳에 위치해 있다. 강남대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창가에는 자유 업무 및 독서 공간을 마련해 적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내 복지 가운데 로앤컴퍼니 색이 잘 드러나는 부분은 임직원 누구나 로톡을 통한 법률상담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이용하는 다수 직원은 자신이 직접 겪는 법률 문제뿐만 아니라 지인들 사안에 대해서도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일상에서 소소하게 겪을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전문가와 빠르게 상담,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다.
로앤컴퍼니 관계자는 “리걸테크 회사에 다니는 한 사람으로서 회사 서비스를 통해 많은 법률 소비자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는 사실을 체감한 후 사명감으로 일할 수 있게 됐다는 반응도 있다”면서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든든함을 느끼는 임직원이 많다”고 설명했다.
◆수시로 코드리뷰, 로앤컴퍼니엔 법률AI연구소가 있다=로톡은 법률서비스를 지원하는 기술 연구에도 진심이다. 이를 방증하듯, 로앤컴퍼니 내 법률 인공지능(AI) 연구소가 있다.
법률AI연구소는 스터디와 개발팀 코드리뷰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매주 1회 진행하는 스터디는 AI 연구 논문 리뷰를 넘어 다양한 주제를 논의하는 자리다. 개발 과정에서 수시로 실시되는 코드리뷰는 개발자가 직접 작성한 코드를 동료 개발자가 검토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의견을 남기는 활동이다. 2019년 중순부터 시작해 2020년부터 안정적으로 정착된 시스템이다.
로앤컴퍼니 설립 초기부터 개발업무를 담당한 이상후 AI팀장은 “스터디에 참여하는 팀원들 관심사가 각자 달라 윤리, 수학, 학술, 최신 기술 등 여러 가지 주제를 접할 수 있어 개발자로서 성장하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코드리뷰 때 직급이나 연차 관계없이 솔직하게 평가해 주는 동료가 많아 배우는 기회가 된다”며 “리뷰할 때 유독 꼼꼼하게 의견을 주는 이들에게 피드백을 더 요청하는 편인데, 이런 과정을 통해 더 나은 코드를 작성하려고 노력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로앤컴퍼니는 법률 AI 데이터셋을 무료로 공개하고 다음달 4일까지 AI 모델 개발 경진대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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