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온라인 법률 플랫폼 ‘로톡’과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변협) 간 갈등이 소비자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변호사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달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심의가 예고된 가운데, 이번 논란은 국정감사에서도 불거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상현 의원(국민의힘)은 7일 열린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이익단체 기득권 이기주의로 피해를 입는 쪽은 결국 사회기반이 약한 MZ세대라고 꼬집었다. 로톡을 이용하는 변호사 75% 이상이 10년 이하 젊은 MZ세대 변호사들이다.
윤 의원은 “변호사가 대형 포털에 광고를 하려면 한 달에 1000만원 이상 내야 하지만, 법률 플랫폼 이용 가격은 월 25만원에 불과하다”며 “대형포털 광고는 허용하면서, 25만원 법률 플랫폼 서비스를 제한한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이는 형평성에 어긋날뿐 아니라, 사회 초년생 MZ세대 변호사 영업을 가로막아 기득권 변호사만 배불리는 조치라는 주장이다.
법률 시장은 국민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을 뿐만 아니라, 대형 로펌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 현재 대형 6대 로펌이 전체 시장의 40% 가까이 점유하고 있으며, 로스쿨 제도 도입 이후 변호사 인원이 3만명 이상 늘어났음에도 이러한 대형 로펌 독과점 양상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에 윤 의원은 “조사 결과 변호사 한 명 이하를 안다고 답한 비율이 82%, 법률문제 해결을 위해 변호사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없다고 답한 비율이 52%에 달한다”며 “변호사 플랫폼 서비스가 오히려 정보 투명성 등에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 텐데, 이를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는 법률 소비자와 로톡을 이용하는 젊은 MZ세대 변호사가 받고 있다”며 “(변협) 단체 입장에서는 집단적 이기주의가 작동할 수 있기에, 공정위원장이 변협을 설득해보는 것은 어떠한가”라고 제안했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오는 12일 전원회의를 열고 변협이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를 징계한 사건에 대해 심의한다. 공정거래법과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는지 살펴보겠다는 설명이다.
관련해 로톡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는 지난해 6월 변협이 변호사 광고 규정과 윤리장전 개정을 통해 로톡을 이용하는 변호사들을 징계할 수 있도록 한 조치에 대해 위법하다며 공정위에 신고했고, 공정위 소비자국과 카르텔조사국은 조사 결과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변협 측에 과징금 부과 등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하지만 변협은 공정위의 심사보고서가 발송된 이후에도 꾸준히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들에게 소명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하며, 사실상 로톡 탈퇴를 종용했다.
이날 한기정 공정위원장<사진>은 “심사보고서는 작성됐고, 조사가 끝나서 위원회에 상정돼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며 “유념해 처리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랙슨(Tracxn)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 세계 리걸테크 기업은 총 6694개에 달하며, 투자 규모는 10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법률 플랫폼과 변호사 단체 갈등으로 리걸테크 전세계 추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윤 의원은 “변호사협회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온라인 법률 플랫폼 성장을 방해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며 “공정한 시장 경쟁을 저해하는 낡은 규제는 반드시 철회돼야 하며, 법률 분야 역시 다양한 플랫폼들이 등장해 그 편익이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