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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블록체인] 기업가치 44조 FTX의 몰락, 가상자산업계 혹한기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가상자산업계 한차례 폭풍이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거래량 기준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3위로 이름을 올리던 FTX가 파산신청을 했기 때문인데요.

FTX는 가상자산 현물과 선물, 공매도 등 모든 투자가 가능한 거래소였습니다. 바이낸스, 코인베이스와 함께 글로벌 거래소 3대장이었죠.

이 FTX가 지난 11일 뱅크런, 그러니깐 대규모 인출 사태로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습니다. FTX는 트위터 성명에서 "전 세계 모든 이해 당사자들의 이익을 위해 자발적인 파산보호 절차를 시작했다"라고 밝혔는데요. FTX 부채 규모가 66조원에 달하니 파산에 이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겠네요.

여기에 더해 파산보호 신청과 동시에 8700억원 가량 코인까지 사라져 더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는데요. FTX를 통해 가상자산을 거래해 온 한국 개인투자자만 최소 1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만큼, 사태가 어디까지 커질지 집중해서 봐야겠습니다.

이 가운데 올해 루나사태로 확산된 크립토윈터가 FTX 사태로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 전망을 반영하듯 비트코인(BTC) 가격은 14일 1만6000달러대를 내어줬습니다. FTX가 중점적으로 지원했던 솔라나 역시 약 40% 떨어진 가격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주간블록체인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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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 왜 부실까지 이르렀나

파산을 했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지만, 역사에서도 과거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말이 있듯 FTX가 하루아침에 파산한 까닭을 살펴봐야겠습니다.

우선 직접적인 원인은 세계 1위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가 보유한 FTX 자체 코인 FTT를 전량 매도한다고 선언한 뒤 뱅크런이 벌어져 치명타를 맞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바이낸스는 갑자기 FTT를 한꺼번에 처리한다고 했을까요?

상식적으로 건전한 가상자산이고, 미래 가치가 폭발적이었다면 경쟁사 코인이라 하더라도 오히려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가지고 있었어도 수익이 났을텐데 말이죠. FTT가 그렇게라도 빨리 처분해야 할만큼 부실한 가상자산이라는 판단이 들어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참 이상하죠. 불과 10개월 전만 하더라도 약 4억달러, 우리돈으로 5276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한 FTX가 발행한 자체 코인 FTT를 부실하다고 판단했다는 점이 말입니다.

이는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 보도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코인데스크는 FTX 계열사 알라메다리서치 재무재표를 입수해 FTX가 FTT를 담보 삼아 거액을 대출받고, 다시 그 돈으로 FTT를 사는 방식으로 몸집을 키워왔다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후 지난 7일 바이낸스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가 보유 FTT를 모두 처분하겠다고 나서면서 시장 불안감이 폭발했습니다.

FTX로부터 자산을 빼는 이용자가 많아졌고, FTX 준비금이 고갈되면서 파산위기에 처한 것이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파산 신청 하루 전인 10일 기준으로 유동자산이 9억달러, 우리돈으로 약 1조2000억원에 불과했다고 전했습니다. 글로벌 3위 거래소가 보유한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이 2조가 안된다는 사실은 FTX의 부실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수치가 될 수 있습니다.

또 FTX는 160억달러, 우리돈으로 약 21조1000억원에 달하는 고객자산에서 절반 이상을 몰래 빼내 알라메다리서치에 지원한 의혹에도 휩싸인 상태입니다. 외신은 알라메다리서치가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대규모 손실을 입어 대출금 상환 압박에 시달리는 상황에 주목했습니다.

다시 정리하면, 알라메다리서치는 FTT를 초기 매수했고, FTT 가격이 오르자 알라메다리서치 이익도 증가했습니다. 다시 알라메다리서치는 이를 담보로 달러를 빌려 FTX에서 FTT를 매수해 가격을 띄웠습니다. 다시 높아진 FTT 가격을 통해 얻은 차익을 다른 위험코인에 투자하는 방식이 반복됐습니다. 이 가운데 위험코인 투자로 어려워진 알라메다리서치를 도와주고자 FTX가 고객자산에 손을 댔다는 것이죠.

FTX는 160억달러, 우리돈으로 약21조8000억원에 달하는 고객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이 중 약 60%를 알라메다리서치 유동성 지원에 사용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즉 알라메다리서치가 FTX에 빚을 지고 있는 상태에서 알라메다리서치가 붕괴 위험에 처하자 FTX까지 붕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습니다.

물론 바이낸스가 FTX 인수를 통해 시장 경색을 막아보겠다는 의향을 밝혔지만, 하루만에 철회한 것을 두고는 말이 많습니다. 정말로 자오창펑이 시장 경색 위기를 막아보고자 나섰다기 보다, FTX 붕괴를 가속화해 바이낸스가 시장을 독식하기 위함이었다는 의심이죠. 바이낸스는 원래 FTX거래소에 초기 투자한 바 있습니다. 이어 지난해 투자금을 매각하고 나오고, 이때 돌려받은 투자금 일부를 FTT 토큰으로 보유한 상태였죠.

이번 FTX발 코인시장 위기는 사실 루나보다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데요. 규모가 크긴 했지만, 루나는 루나코인 관련 투자자들만 피해를 봤죠. 하지만, 이번 사태는 거래소의 지급불능상태로 인해 가상자산 자체에 대한 회의감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거래소는 지급불능 사태가 없다고 강조하는 분위기 입니다. 한 거래소 업계 관계자는 "FTX가 하루아침에 망했다는 사실이 투자자 입장에서 경종을 울릴 수 있는 큰 사태긴 하지만, 국내 거래소들이 지급불능 사태에 이르러 파산에 이를 곳은 현재 없는 상태"라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금리인상 분위기 속 코인 시장이 한껏 위축된 상태에서 코인 투자에 대한 불안감이 더 커져 거래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루나 사태 때도 보듯, 하나 프로젝트가 망하면 연관된 디파이 생태계가 도미노처럼 무너지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서로 투자하고, 투자 받는 거미줄과 같은 관계를 형성하기 쉬운 코인시장에서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사태에서 FTT외에 주목해야 할 다른 가상자산은 솔라나인데요. 솔라나는 FTX 생태계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성장한 프로젝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이번 FTX발 사태로 인해 가격이 많이 내렸는데요.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솔라나는 이날 오전 11시 27분 기준 불과 7일 사이 62%가 넘게 하락했습니다.

◆또 주목해봐야 할 코인 '위믹스', 운명의 한 주

운명의 한 주를 보내는 코인에 위믹스도 있습니다. 위메이드도 사실 FTX와 유사한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한 바 있는데요.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담보로 삼아 코코아파이낸스로부터 대출 받았습니다. 위믹스는 시장 유통량과 실제 공시량이 달라 투자유의 종목에 지정된 상태죠. 유통량과 실제 공시량 차이의 큰 원인중 하나가 코코아파이낸스에 예치된 위믹스 물량 때문이었죠.

위믹스 가격이 떨어지면서 담보로 맡긴 위믹스가 청산될 위험이 있다는 우려로, 일단 위메이드는 코코아파이낸스 차입금을 전부 상환한 상태입니다. 위메이드는 "최근 2차례에 걸친 상환을 통해 대여잔액과 담보비율을 현저히 낮췄지만 커뮤니티와 거래소의 신뢰를 근원적으로 회복하기 위해 차입금을 전액 상환키로 했다"라며 "상환을 위한 재원은 위믹스파이 출범 이후, 위믹스달러 및 각종 디파이프로토콜이 안정됨에 따라 초기 제공됐던 유동성을 일부 회수해 충당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장에서 우려하는 리스크를 대폭 낮춘 것이죠. 하지만, 아직 5대 가상자산거래소 연합체 닥사(DAXA)는 위믹스이 투자유의종목지정을 해제되지 않았는데요. 지난 10일 기준 투자유의종목 지정 기간이 7일 더 늘어났기 때문에 상장폐지 여부를 확인하는데도 시간이 더 걸리고 있습니다. 빠르면 오는 17일 투자유의가 해제될지, 상장폐지가 결정될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요.

위메이드는 담보를 다 상환했기 때문에 애초 계획대로 흔들림 없이 사업을 추진하는 게 중요한 시점이라고 보고 상폐 가능성에는 크게 무게를 두지 않고 있는 듯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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