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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과 '안정' 사이… LG그룹 '구광모'호 2023년 인사 전략은?

- LG디스플레이·LG전자 사업 타격…'실리' 중시하는 구광모 선택에 관심

[디지털데일리 정혜원 기자] 구광모 LG 그룹 회장이 그룹 중심 축을 가전에서 전장으로 전환하는 가운데 2023년 LG그룹의 조직및 인사 쇄신 폭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반적인 대내외 경기 침체의 영향속에서도 전장및 2차 전지 활황 등 계열사별로 인사 전망이 조심스럽게 엇갈리고 있다.

14일 전자 및 전장업계에 따르면, LG전자 내 전자와 전장 사업부문은 물론 관련 계열사 사이에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와 함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전 및 IT 기기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거듭 금리를 인상하면서 달러 강세 등 경영 환경 부담이 커졌다.

이와 관련 11월 말로 예정된 LG그룹 인사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로선 지난해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큰 폭의 인사를 단행했기 때문에 올해는 안정성을 고려해 인사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다만 변수도 있다. 구 회장은 지난 9월말 “경영 환경이 어려울 때일수록 그 환경에 이끌려 가서는 안 된다”며 “주도적이고 능동적 자세로 다가올 미래 모습은 우리 스스로 결정해 갈 수 있어야 한다”고 경영진에게 당부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실리’를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구 회장이 올해 성과가 부진한 계열사를 중심으로 과감한 교체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기도 한다.

주요 계열사별 실적을 보면, LG디스플레이는 가전 및 IT 시장 수요 둔화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중국업체의 저가 패널 공세와 기술 추격을 받으면서 지난 3분기 7593억원의 영업손실로 전분기에 이은 하락세를 기록했다. 올해 누적 영업손실은 1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특히 지난해 2조2306억원의 ‘반짝’ 영업이익 효과를 거둔 지 1년이 채 되지않아 아쉬움이 크다.

그룹의 중심 축인 LG전자는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동기대비 성장하고 최대 매출을 달성하는 등 성적표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3분기 GM 전기차 볼트 리콜로 4800억원 규모 대손충당금을 반영한 것을 고려하면 2021년 3분기보다는 성장했지만 2020년 3분기 9590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했을땐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업부별로 보면 희비가 엇갈린다. TV를 제외한 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 전장사업부인 VS사업본부 실적도 지난 2분기 흑자전환 이후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TV 관련 사업본부인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와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본부가 각각 영업적자를 내면서 실적에 경고등을 켰다.

이에 LG전자를 이끄는 조주완 배두용 대표의 자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지난해 큰 폭의 인사가 이뤄져 교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구 회장이 집중해온 전장 사업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관련 계열사 수장들은 신임을 받을 것이란 예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지난 3분기 최대 실적을 내는 동시에 북미 시장의 선점 가능성이 높아 긍정적 평가가 많아졌다. 그룹 2인자로 꼽히는 권영수 대표의 위상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 정철동 대표도 자리를 굳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객사인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 호조와 전기차(EV) 및 자율주행차 수요 증가로 큰 폭의 성장을 거두면서다. 디지털전환에 집중한 LG CNS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의 호실적 덕분에 연결 기준으로는 안도할 수 있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다만 신학철 대표는 석유화학 시황 악화에 대응하면서 첨단소재 등 신성장 동력 중심 사업을 키워가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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