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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클로즈업] 넷플릭스, 광고 건너뛰기 될까?…70초 광고는 '한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이제 5500원부터 다양한 요금의 멤버십이 제공됩니다.”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넷플릭스의 광고형 요금제가 베일을 벗었습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한국시각으로 지난 4일 ‘광고형 베이직(Basicwithads)’ 요금제를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월 구독료는 5500원으로, 넷플릭스가 지금까지 제공해왔던 저가 요금제(베이직)의 절반 수준인데요. 콘텐츠에서 광고를 제공하는 대신 구독료를 낮춘 것이 이 요금제의 특징입니다.

국내외 OTT는 이런 광고형 요금제가 시장 성장세 둔화에 대한 타개책이 될 것이라 봤는데요. 수백억원을 투자해 콘텐츠를 제작하더라도 공개 직후에만 가입자가 잠시 늘었다가 다시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저렴한 가격의 광고형 요금제는 진입장벽을 낮춰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여겨졌습니다.

다만 광고형 요금제를 바라보는 구독자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습니다. 돈을 내고도 광고를 봐야하는 상황이 달갑지 않은 것인데요. 광고가 사용자 환경을 해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광고형 요금제 사용에 불편함이 있을까요. 사용해봤습니다.

◆ 가입부터 난관…광고형 요금제 안뜨는 경우도

먼저, 기자는 요금제 가입에서부터 난관을 겪었습니다. 커뮤니티를 보니 신규 가입자의 일부는 기자와 같이 가입 가능한 멤버십 목록에서 광고형 베이직 요금제가 업데이트되지 않은 경우가 있는 듯했습니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 측에 문의하자 “오늘부터 새로운 멤버십이 출시되는 만큼, 일부 회원께는 점진적으로 새로운 요금제 선택 화면이 보일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공식적인 경로는 아니지만, 이런 경우 고객센터를 통해 접속하면 가입이 가능했습니다. 넷플릭스 고객센터에서 ‘광고형 베이직 멤버십’을 검색한 뒤, ‘광고형 베이직 멤버십에 가입하는 방법→광고형 베이직 멤버십에 가입’을 누르면 넷플릭스 초기 화면으로 이동하는데요. 화면 상단 바에서 “이제 5500원부터 다양한 요금의 멤버십이 제공됩니다”라는 팝업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와 같은 문제를 겪고 계신 분들이라면 위 방법을 따라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광고형 요금제의 경우 가입 과정에서 두드러지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생년월일과 성별 등의 개인정보를 입력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이는 구독자별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기 위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존 베이직과 스탠다드, 프리미엄 요금제의 경우 해당 정보들을 수집하고 있지 않습니다.

◆ 광고 콘텐츠 시작 전과 중간 표시 …연달아 3개 재생도

광고형 베이직은 광고를 제공한다는 것 외에는, 현재 넷플릭스가 제공 중인 기본 요금제 ‘베이직’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서비스 영상 화질(좋음)과 해상도(720p)도 모두 동일한데요. 결국, 가장 궁금한 부분은 ‘광고가 시청경험을 헤치냐?’일 듯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인적으론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TV를 본다는 생각으로 본다면 말이죠. 다만, 기자 본인은 유튜브 역시 프리미엄 서비스(영상을 광고없이 볼 수 있는 유료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 않음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광고는 콘텐츠 재생 시작 전과 중간에 표시됩니다. 당초 넷플릭스는 1시간당 광고 길이가 최대 5분일 것이라고 말했지만, 실제 광고가 5분까지 나오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아직 도입 초기단계인 만큼 앞으로 광고가 늘어날 가능성은 있겠습니다.

광고의 길이와 개수가 매번 일관된 건 아닙니다. 콘텐츠 재생 전 나오는 광고는 대체로 15초~30초 수준이었던 반면, 중간광고의 길이와 개수는 작품마다 편차가 컸는데요. 예컨대 약 1시간 길이의 드라마 ‘작은아씨들’ 1화에선, 도입부 광고 포함 총 5개의 광고가 삽입됐습니다. 특히 3개의 광고가 콘텐츠 시청 중간 연달아 나오기도 했는데요. 약 70초 길이로, 유튜브 광고가 대략 5초~15초인 것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반면 ‘작은아씨들’ 2화에는 2개의 광고가 전부였습니다.

도입부 광고만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기자가 시청한 콘텐츠 중 예능프로그램 ‘나는솔로’와 드라마 ‘스물다섯스물하나’의 경우 각각 15초, 30초의 분량의 도입부 광고 만이 있었습니다,

맞춤별 광고를 표방한 만큼 같은 작품이라도 매번 같은 광고가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광고 품목은 다양합니다. 한맥·테라 등 주류부터 맥도날드·팔도·쿠퍼스 등 식료품과 볼보(VOLVO)·기아(KIA)·티파니앤코·헤이딜러와 같은 다양한 브랜드들의 광고를 볼 수 있었습니다.

◆ 광고 건너뛰기 불가능…일부 콘텐츠 시청 제한도


시청자는 광고가 콘텐츠 어느 지점에서 나올지 미리 파악할 수 있는 가운데, 건너뛰기는 불가능합니다. 광고 지점을 넘긴 뒤 다시 재생을 누른다 하더라도 광고는 어김없이 재생됩니다, 광고 부분에서 빨리감기도 안됩니다.

광고형 요금제에서 일부 콘텐츠 시청이 제한되는 점도 유념해야 할 부분입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광고형 요금제에서는 라이선스 제한으로 인해 일부 영화와 시리즈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일부 위치 및 디바이스 제한도 적용됩니다.

광고형 요금제에 대한 개인적인 총평은 레거시 미디어를 상대로 OTT만이 가지던 차별성이 약화된 것 같아 아쉽지만, 보기에는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티빙·웨이브·왓챠 등 국내OTT의 최저 요금제보다도 2400원 저렴한 수준입니다. 광고형 요금제를 바탕으로 제작 기반을 탄탄히 해 고가의 요금제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더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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