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국내 첫 ‘배달서비스 공제조합(이하 배달 공제조합)’에 배달의민족 배달 담당 자회사 우아한청년들이 자본금 47억원을 출자한다. 공제조합 설립에 참여하는 9개 업체들 중 최대 규모다. 다만, 공제조합 설립 관련 자본금·조합지속가능성 우려 등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우아한청년들은 배달종사자 일자리 환경 개선을 위해 발족한 공제조합에 총 자본금 110억원 중 47억원을 출자했다고 27일 밝혔다. 배달 공제조합은 조합원 이익을 좇는 통상 공제조합과 달리 배달 라이더 정책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한 정책적 공제 성격이 강하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와 배달업계 9개사는 지난 2월부터 배달종사자 유상운송보험료 부담 완화와 이륜차 안전운전 환경 조성 등을 위해 공제조합을 추진해왔다. 공제조합 참여 기업으로는 배달플랫폼 ▲우아한청년들(배달의민족) ▲쿠팡이츠서비스(쿠팡이츠) ▲플라이앤컴퍼니(요기요)와 배달대행 플랫폼 ▲로지올 ▲만나코퍼레이션 ▲메쉬코리아 ▲바로고 ▲슈퍼히어로 ▲스파이더크래프트 등이 있다.
공제조합 핵심은 배달기사 유상운송보험료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유상운상보험은 사고 발생 때 배달기사 형사처벌 및 경제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배달용 이륜차 경우 많게는 1년에 수백만원에 달하는 보험료가 들어간다. 이에 따라 공제조합은 배달기사에게 기존 보험료 대비 최소 15% 낮춘 금액으로 유상운송용 공제상품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조합 설립 과정에서 출자금 마련 방법과 출자 비중 등을 두고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정부와 업계가 함께 마련키로한 출자금 142억원은 국토부가 예산 확보에 실패하면서 온전히 기업이 부담하게 됐다. 이에 공제조합 참여사는 지난 2월 이후 약 8개월에 걸쳐 조합 운영안, 자본 및 출자금 산정 방식에 대해 논의해 출자금을 110억원 규모로 조정했다.
설립 이후도 문제다. 배달 이륜차 손해율이 130%라는 점을 고려하면 첫 회 출자금을 지불한다 해도 이후 추가 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 배달기사가 낮아진 보험료를 체감하려면 그만큼 출자금이 커져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배달업계 자금조달 상황이 여의치 않은 점도 일부 기업 자본금 출자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날 창립총회가 열린다 해도 이를 설립 ‘확정’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자금 상황이 좋지 않아 아직까지 본 출자금을 내지 못한 기업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창립총회가 열려도 풀어야 할 문제가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공제조합이 하나의 기업처럼 운영된다면 여러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보험상품으로 이익을 낸 후, 이를 다시 조합원 혜택으로 제공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 내는 게 목표다. 배달서비스공제조합 설립 추진단 관계자는 “공제조합이 민간 보험 회사를 연결해주고 중간에 돈을 지원해 주는 것이 아니라 사업모델을 분석해 지속 가능한 유상운송보험 상품을 설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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