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구글코리아가 망사용료 부과 법안 반대 서명운동을 펼친 비영리단체 ‘오픈넷’에 올해에만 2억원이 넘는 후원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코리아는 자사에 불리한 망사용료 부과 법안을 반대하기 위해 창작자들을 동원했다는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았지만, 물밑에서 여론몰이를 주도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1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종합감사에서 “구글코리아는 2013년 오픈넷 설립 당시 유일하게 3억원을 후원했고, 금년에는 2억2000만원을 후원했다”며 “그런데 2020년 기준 구글코리아가 다른 단체들에 후원한 액수가 4000만원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날 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사진>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냐”는 변 의원 질문에 “(오픈넷에) 저희가 오랫동안 기부해온 게 맞는 것 같은데 제가 금액은 몰랐다”며 “보고가 들어오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이에 변 의원이 “구글코리아 기부 내역을 사장이 모른다는 것인가”라고 재차 질의하자 “제 결재 사항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변 의원은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구글코리아가 2013년도 설립 이후 오픈넷에 매년 얼마씩 기부했는지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허은아 의원(국민의힘) 역시 “사장님이 그 비용이 얼마인지 모른다면 본부장보다 못하다”고 비난했다.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도 “구글코리아는 로비집단인 것 같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 의원은 “오픈넷을 통해 구글코리아가 망사용료 관련 여론 환기를 도와달라고 한 적 있나”라고 질의했고, 김경훈 사장은 “제가 한 적은 없다”며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김경훈 사장은 망이용대가와 관련해 “열린 공간이라는 것을 악용해 크리에이터들을 거짓 선동한 것 아니냐”는 윤영찬 의원 질의에 “창작자들에 목소리를 내달라고 호소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지만, 조승래 의원은 “선동한 적 없으나 호소는 했다고 했는데, 구글코리아가 서명운동을 조직하거나 동원한 적 없는 거냐”고 재차 지적했다. 김 사장은 “오픈넷에서 먼저 (서명운동) 활동을 시작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거텀 아난드 구글 유튜브 아태지역 총괄 부사장은 유튜브 코리아 블로그를 통해 망무임승차방지법이 통과될 경우 “유튜버 등 크리에이터에게 불이익이 될 것”이라며 입법 반대 서명 운동을 독려했고, 이어 유명 유튜버들이 잇따라 망무임승차방지법을 비난하는 영상을 게시하면서 부정적 여론에 불을 지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