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SK온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현지 시장 공략 가속화가 핵심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은 지난 20일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와 한국에서 회동한 뒤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SK온과 포드는 수년간 배터리 거래를 하면서 밀접한 관계를 형성했다. 지난 2분기 출시한 전기차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에는 SK온이 제공한 니켈·코발트·망간(NCM)9반반 배터리가 장착된다. 해당 배터리는 니켈 함량이 90%에 달하는 하이니켈 제품으로 SK온의 미국 조지아 1공장에서 올해 초부터 양산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JV) 블루오벌SK가 공식 출범했다. 현재 SK온 생산기지가 있는 조지아주를 임시 거처로 두고 있다. 향후 포드가 미국 테네시주 스탠튼에 조성 중인 블루오벌시티로 본사를 옮긴다. 이곳에는 블루오벌SK 배터리 공장을 비롯해 포드 전기차 조립공장, 부품소재 단지 등이 들어선다.
두 회사는 JV를 통해 테네시주 1개, 켄터키주 2개 배터리 생산라인을 세우기로 했다. 이들 공장의 총 생산능력(캐파)은 129기가와트시(GWh)다. 지난 3월에는 유럽 튀르키예에 현지 기업 코치홀딩스와 30~45GWh 규모 캐파를 갖춘 JV를 설립한다고 밝힌 바 있다.
팔리 CEO 방한도 같은 맥락이다. 양사 간 협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지난달 발효한 IRA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IRA는 전기차 생산 및 광물 조달을 북미 위주로 재편하는 것이 핵심이다. 미국이 견제 중인 중국의 배터리 생태계 비중이 워낙 커 완성차 및 배터리 제조사는 비상이다.
업계에서는 SK온과 포드 경영진이 이번 만남에서 추가 협력 및 IRA 극복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공동투자를 기대케 한다.
연장선상에서 이날 양사와 에코프로비엠 관계자는 미국 합작공장 관련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3개 회사는 연내 공동투자를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하반기 북미 양극재 생산시설을 착공한다고 발표했다. 양극재는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결정하는 핵심 소재다.
이날 일정을 소화한 최 수석부회장은 미국으로 떠났다. 현지 사업장을 챙기면서 신규 투자 또는 협력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출장 중인 만큼 배터리 사업 관련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SK온은 지난 6월 포스코홀딩스와 포괄적 업무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포스코 그룹이 원소재부터 양·음극재, 리사이클링 등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SK온의 IRA 대응에도 긍정적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