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금융플랫폼 토스가 머천드코리아를 인수해 알뜰폰 시장에 진입한다. 이 가운데 다른 금융권 기업들도 알뜰폰 업체 인수를 통한 알뜰폰 시장 진출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일부 중소 알뜰폰 업체들 역시 금융권 기업에 매각되기를 희망하면서 알뜰폰 시장 내 인수합병(M&A)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 토스, 오는 11월 중 알뜰폰 사업 전개…중소업체와 공존 ‘집중’
19일 업계에 따르면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이하 토스)는 빠르면 오는 11월 중소 알뜰폰 사업자인 머천드코리아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알뜰폰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토스가 어떠한 알뜰폰 서비스를 제공할지는 아직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이미 앱에서 제공 중인 기능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서비스를 기획 중이다.
특히 토스는 다른 알뜰폰 업체의 사업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범위에서 사업을 전개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먼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KB국민은행이 동종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는 가운데 토스 역시 이런 시장 분위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브랜드인 KB리브엠은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도매대가 이하의 덤핑요금제와 과도한 사은품 제공 등으로 시장을 교란시켰다는 이유로 업계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 타 금융권 기업도 알뜰폰 사업 '고심'…인수합병 본격화?
현재 토스 외 다른 금융권 기업들도 알뜰폰 시장 진출을 고심 중이다. 알뜰폰 사업 확장을 통해 이용자를 락인(Lock-in·잠금)시키려는 전략이다. 계좌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업의 특성상 알뜰폰 등 더욱 다양한 연결 서비스를 제공할수록 고객에 들어간 원가 대비 이익을 더 많이 거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이들은 토스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알뜰폰 시장으로부터의 사업 철수를 요구받는 KB국민은행과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기 때문이다. 기존 중소 알뜰폰 기업을 인수한 만큼, 가입자 유치를 위해 무분별한 마케팅을 펼쳐온 KB국민은행과 다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토스에 인수된 머천드코리아를 부러워하는 시선도 있다.
실제 알뜰폰 업계에서 금융권 기업의 알뜰폰 시장 진출과 관련 “지켜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 나오는 한편, 일각에선 금융권 기업에 인수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전문가들은 근시일 내에 더 많은 알뜰폰 매물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대부분의 중소 알뜰폰 업체를 ‘잠재적 매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자본이 뒷받침되는 통신3사의 자회사들이 알뜰폰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가운데, 중소업체로서는 도저히 이길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통신3사 알뜰폰 자회사들의 합산 점유율은 사물인터넷(IoT) 회선을 제외하는 경우 과반을 넘어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지난 2월 발표한 통신3사의 알뜰폰 자회사 시장점유율은 ▲SK텔링크 9.6% ▲KT계열 알뜰폰 자회사(KT엠모바일·KT스카이라이프) 19.3% ▲LG유플러스 계열 알뜰폰 자회사(미디어로그·LG헬로비전) 22.1%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금융권 기업들 역시 맨 땅에 헤딩하듯 무작정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기 보다는 어느정도 고객 기반을 가지고 있는 사업자를 인수해 들어오는 게 훨씬 이득일 것”이라며 “일부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도 통신3사의 자회사와 겨루기도 힘겨운데 금융권 기업까지 들어오는 상황에 인수되는 것이 가장 좋은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 방법이라 여기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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