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지난달 출시된 중간요금제와 함께 9월1일 상용화된 e심, 그리고 이르면 이달말 예상되는 아이폰14 출시 등으로 5G 확산 동력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지만 이미 둔화된 성장세를 반등시키기에는 역부족일 전망이다.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무선통신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5G 가입자는 2513만2888명으로, 전달(2458만6498명)보다 2.2%(54만6390명) 증가했다. 5G 가입자는 작년 11월 첫 2000만명을 달성하며 꾸준히 성장 중이다.
하지만 5G 가입자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다. 전달 대비 증가율은 올해 1~2월 3%대였던 것이 3월 이후 2.8%로 내려 앉았고, 4월 2.47%, 5월 2.43%, 6월 2.26%로 줄곧 감소했다. 가입자 순증 규모도 매달 50만명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는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가 부재한 2분기 전후 비수기에 들어선 영향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5G 가입자 성장이 정체기를 맞은 결과로 풀이된다. 작년 같은 시기 5G 가입자 증가세는 매달 60만명대, 전달 대비 증가율도 3~4%대를 유지했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당초 통신업계가 자신한 연내 5G 가입자 3000만명 달성은 어렵다. 작년 7월 대비 12월 5G 가입자 증가세(383만3330명)를 감안하면, 2513만명인 올해 7월 대비 12월 5G 가입자 수는 잘해도 2900만 언저리일 것으로 예측된다. 지금까지의 가입자 성장 둔화폭을 보면, 그 이하일 가능성이 더 크다.
업계는 아직 희망을 건다. 통신3사가 지난달 일제히 출시한 5만9000원~6만1000원대 5G 중간요금제와 이달 1일 본격 상용화된 e심으로 5G 확산 동력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삼성·애플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도 호재다. 지난 8월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4·폴드4에 이어 빠르면 이달 말 아이폰14 시리즈가 출격한다.
그럼에도 LTE 가입자의 5G 전환을 이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실제 올 7월 기준 LTE 가입자 순감 규모는 4만8819명(-0.1%)에 그쳤다. 매달 60~70만명이 줄어들던 작년의 LTE 이탈 속도를 떠올리면 급격히 쪼그라든 것이다. 올 2월 이후 순감 규모는 감소 추세이며, 4월에는 오히려 전달보다 3만9493명(0.08%) 늘기도 했다.
5G 전환을 이끌어야 할 중간요금제 가입자는 정작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보통 이동통신 가입자는 서비스에 가입할 때 요금제 자체보다는 단말 구입에 따른 공시지원금이나 선택약정할인 혜택을 중요하게 보는 탓이다. 다만 추후 아이폰14 시리즈 출시로 인한 기기교체 수요가 얼마나 맞물릴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심을 통한 5G 가입자 확보 역시 녹록지 않다. 기존의 유심(USIM)과 e심을 동시에 이용하는 ‘1폰 2번호’ 가입자가 늘어나면 5G 확산에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주요 알뜰폰 업체들이 e심 전용 요금제를 준비하고 있어 경쟁이 예고된다. 알뜰폰이 e심을 적극 활용한다면 LTE가 주력인 특성상 오히려 LTE 이탈을 늦출 수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연내 5G 가입자 3000만명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은 어디까지나 목표치로,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요금제 다양화와 신규 스마트폰 출시 등 대목을 잘 활용해 5G 가입자 확보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