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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발자다] 넥슨 ‘데이브더다이버’ 개발진, 왜 바다를 통째로 옮겨놨을까?

-데이브더다이버, 10월 말 스팀 얼리 엑세스 출시…글로벌 겜심 사냥
-정기엽 AD “2D·3D 조화, 낯설지만 아름답게 완성…초반 다이빙 지역이 가장 흡족”
사진 왼쪽부터 황재호 메인 디렉터·정기엽 아트 디렉터·우찬희 기획 파트장.
사진 왼쪽부터 황재호 메인 디렉터·정기엽 아트 디렉터·우찬희 기획 파트장.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힐링 게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피드런 게임은 아닙니다. 아직 인류에게 5%밖에 탐사되지 않은 미지의 영역인 실제 바다를 펼치고자 노력을 기울인 만큼 심해 세계에 몰입하면 좋겠습니다.”

황재호 넥슨 민트로켓 ‘데이브더다이버’ 메인 디렉터는 최근 <디지털데일리>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데이브더다이버는 한국이라는 강을 넘어 글로벌이란 바다에 탐험을 준비 중인 게임이다.

데이브더다이버는 생태와 지형이 변하는 신비한 블루홀을 배경으로 한 하이브리드 해양 어드벤처 장르 신작 게임이다. 2차원(2D)와 3차원(3D)가 어우러진 독특한 그래픽으로 표현된 아름다운 바다에서 탐험을 진행하는 ‘어드벤처’ 요소와 탐험을 통해 수렵한 식재료로 초밥을 만들어 초밥집을 운영하는 ‘타이쿤’적 요소가 어우러진다.

넥슨 첫 게임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에서 나온 이 게임은 다른 K-게임과는 달리 장르도, 스토리도, 콘텐츠도 단순하게 정의하기 어렵다. 바다를 탐험하거나 스시 타이쿤을 즐길 수 있지만, 그렇게 마냥 단순화시키고 빠르게 소진하기엔 아까운 게임이다. 바다 그 자체를 통째로 옮겨놨기 때문이다.

이 게임은 다음달 말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Steam)’ 얼리액세스(앞서 해보기)로 출시 예정이다. 민트로켓은 이른 단계부터 게임을 공개하고, 이용자와 게임을 완성시킬 계획이다.
◆“바다는 우주보다 큰 미지의 세계, 바다 탐험에 초점 맞췄죠”=
데이브더다이버 주요 개발진인 황재호 메인 디렉터·정기엽 아트 디렉터·우찬희 기획 파트장은 게임 세계관 중심 바다 이야기를 꺼내며 ‘인류는 바다의 5% 정도 밖에 탐사하지 못했다’는 것에 착안했다고 강조했다.

개발진은 바다가 우주보다 더 미지의 세계라고 여기고, 이런 바다를 탐험할 수 있는 게임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데 개발력을 집중했다. 황재호 디렉터는 “각 지역마다, 수심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어종이 서식한다. 이러한 물고기들이 한 장소에 모이는 만화 원피스 속 올블루 같은 곳을 탐험할 수 있다면 정말 멋있지 않겠나”고 말했다.

정기엽 아트 디렉터(AD)는 바다 속이 굉장히 광활한 동시에 미지의 영역이라는 느낌을 보여주기 위해, 가시거리 제한이 있음에도 공간감이 잘 나와야 하는 부분에 대한 표현을 주안점으로 삼았다. 입체가 느껴지는 공간에서 가장 평면적인 픽셀 그래픽이 올라갔을 때 독특한 느낌을 전달하고자 주력했다.

정기엽 AD는 “캐릭터는 레퍼런스가 많아 도움을 받았는데, 바다는 레퍼런스가 적어 초기에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실제 바다생물은 매우 화려한데, 전체 게임 배경과 캐릭터가 조화롭게 보여지도록 교점을 찾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2D와 3D를 결합해 구현한다는 점 또한 역시 레퍼런스가 많지 않아 어려웠지만 아름답게 완성한 것 같다”며 “특히 2D의 제한적인 뷰에서 볼 수 있는 것과 3D에서 볼 수 있는 공간감이 다르기 때문에, 최적의 조합을 찾는데 고민을 많이 했다”고 부연했다. 황 디렉터 역시 “2D 캐릭터가 3D 물고기 잡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보스라는 개념으로 등장하는 상어 같은 것들은 크게 난이도 높은 작업”이라며 “배경으로 끌고 나올 때가 제일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도트 그래픽 또한 개발진이 신경 쓴 부분 중 하나다. 엄청난 그래픽 기술력을 자랑하는 요즘 시대에 비교하면 오히려 정반대의 스타일이다. 하지만 정기엽 AD는 세세한 디테일부터 그야말로 모든 걸 전달하는 최신 그래픽에 비해 투박한 입자로 표현되는 도트 그래픽이 생략의 묘미를 통해 보는 이로 하여금 상상력을 자극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고 봤다. 같은 이미지로 전달하지만 보는 이에 따라 각각 다르게 느껴지는 게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라는 것이다.

황재호 넥슨 민트로켓 데이브더다이브 메인 디렉터.
황재호 넥슨 민트로켓 데이브더다이브 메인 디렉터.
◆심야식당 콘셉트 스시집, 친구·동료 이야기도 보는 재미 ‘쏠쏠’=
데이브더다이버 스토리 초반 기준으론 크게 주인공이 3명이 나온다. ‘코브라’는 본인 친한 친구인 초밥 요리사 ‘반쵸’와 색다른 초밥을 파는 식당인 ‘반쵸스시’를 만들었다며, 데이브에게 동업을 제안한다. 데이브에게 주어진 임무는 다이빙을 통해 초밥 재료를 수급해오면 된다. 또, 이들의 영업을 도와야 한다.

개발진은 현실 바다를 마음껏 탐험하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지만 단순히 탐험만으로는 충분한 재미를 만들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름다운 바다를 감상한다는 것 이상으로 목적성을 주고, 주인공을 중심으로 친구와 동료 이야기로 연결되는 방식을 구상하는 데 이르렀다. 이 과정에선 바다 속 파밍 도구나 사운드 등을 구현하는 데 있어서도 고민이 많았다.

우찬희 기획 파트장은 “물속에서 쓸 수 있는 무기라는 것은 제약이 많은데, 캐쥬얼한 분위기의 게임이다 보니 픽션을 조금 섞어서 2D적인 액션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예를 들면 물고기를 잡기 위해 야구방망이나 일본도를 휘두른다거나 샷 건을 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데드라이징이나 엔터더건전 같은 게임을 보면 정말 특이한 무기들이 많이 나오는데, 비록 바다와 현실에 기반한 배경이지만 어느 정도는 이런 요소를 넣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황재호 디렉터는 “심야식당을 매우 재밌게 봤는데, 밤에 열리는 초밥집은 이를 위한 완벽한 공간”이라며 “초밥집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들의 요청을 위해 바다를 탐험하는 것은 역할수행게임(RPG)적인 재미를 줄 수 있는 매력적인 구조”라고 말했다.

◆게임스컴서 호평…“10월 얼리액세스 만반의 준비”=
이 게임은 최근 게임스컴에 출품했을 때에도, 지난 6월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공개됐을 당시에도 국내외 이용자가 호평한 부분은 일치했다. 바로 게임 캐릭터가 가진 유머코드다. 개발진은 “반쵸나 ‘더프’ 등 독특한 캐릭터가 지닌 유머코드에 대해서도 지역을 가리지 않고 재밌게 봐준 점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한국에서도 이렇게 재밌는 게임을 만든다는 것이 알려지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황 디렉터는 “개인적으로는 메타크리틱 등 평점 사이트에서 80점 이상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이 목표”라며 “지금까지 어려운 길을 가느라 고생하신 팀원들이 만족할 만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판매고도 올렸으면 한다”고 전했다.

다음달 말 출시될 얼리액세스 버전에선 전체 게임 콘텐츠 분량 약 절반 정도가 공개될 예정이다. 플레이 타임 예상 시간으론 약 7~8시간, 성향에 따라 13시간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황 디렉터는 “내부에서 논의해서 개선하는 것 이상으로 이용자 피드백을 최대한 수렴해 정식 버전에서 최종 완성 버전을 선보이고 싶다”며 “게임 후반부에도 신선한 플레이 경험을 계속 전달 드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콘텐츠 개발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얼리액세스라는 선출시 방식을 통해, 소규모 개발진이 미리 예측하기 어려운 실제 플레이 의견과 요구사항에 대해 이용자 의견을 수용하면서 완성도를 높여가고자 한다”며 “국내외 이용자가 엄지를 치켜 올릴 만한 게임으로 완성해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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