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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홈쇼핑과 비슷한 라이브커머스, 같은 규제 적용해야 할까?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소비자를 만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라이브커머스. 비대면 시대 막 떠오른 플랫폼이지만 TV홈쇼핑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역차별 등 논란이 있기도 했다. 그렇다면 라이브커머스와 TV홈쇼핑은 경쟁 관계일까? 라이브커머스도 홈쇼핑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해야 하는 걸까?

25일 디지털경제포럼과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개최한 ‘라이브커머스, 로컬 소상공인 성장을 돕는 새로운 도구’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참석한 부경대 이승엽 교수<사진>는 “쇼핑 매체로서 TV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는 이용자들에게 서로 차별화된 가치(충족)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규제형평성을 논하려면 두 매체가 경쟁관계인지를 살펴봐야 하는데, 이들을 경쟁 또는 대체관계로 인식하는 건 성급한 결론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형식적으로 보면 TV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는 유사하다. 두 채널은 모두 실시간 영상으로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한다. 중소기업 판로확대를 위한다는 취지도 동일하다. 하지만 두 채널 간 경쟁 관계에 대한 연구한 결과 서로 다른 특징과 강점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여기엔 미디어 간 경쟁상황을 이용자 만족과 연관지어 대체 여부를 분석하는 ‘적소이론’을 적용했다.

경쟁적 우위 분석에서 TV홈쇼핑은 ▲시간보내기 ▲콘텐츠 속성 ▲접근편의성 측면에서 우위를 가졌다. 라이브커머스는 ▲상호작용성 ▲경제적 쇼핑 ▲현장성에서 강점을 보였다.

TV홈쇼핑은 완성도 높은 방송 콘텐츠로 이용되며 ‘일방향 방송’으로서 특성이 부각되는 반면, 라이브커머스는 이용자와 판매자가 상호작용하며 얻는 현장성을 얻는 ‘상호작용적 온라인 쇼핑’ 특성을 보인 셈이다.
플랫폼-판매자 네크워크 분석. 초록색 노드는 TV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 빨간색 노드는 판매자
플랫폼-판매자 네크워크 분석. 초록색 노드는 TV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 빨간색 노드는 판매자
이 교수는 “TV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는 동영상 미디어보다는 쇼핑 매체로서 경쟁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두 매체를 통해 판매되는 상품에 대해 인식하는 신뢰성은 큰 차이가 없었고, 라이브커머스에서 경제적 쇼핑에 더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판매자를 분석해보면 TV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 차이가 더욱 뚜렷해진다. 연구 결과 TV홈쇼핑은 중소기업 지원 및 판로 확대라는 공적 책무를 부여받지만 상대적으로 대기업 또는 중기업 판매자 비율이 높았다. 라이브커머스 판매자 대부분은 중소기업, 특히 소기업과 소상공인, 개인사업자들로 구성됐다.

비수도권, 중소도시·군 등 지역에 소재한 기업 비율도 TV홈쇼핑 판매자 비수도권 비율보다 2.2~3.7배 더 높았다. TV홈쇼핑의 경우 대도시 소재 판매자가 중소도시·군 소재 판매자에 비해 2~3.5배 많았지만 라이브커머스에선 대도시 판매자와 중소도시·군 판매자 비중이 비슷했다. 결론적으로 TV홈쇼핑 판매자에 비해 라이브커머스에 규모가 더 작거나 비수도권 지역 판매자들이 다수 분포해있었다.

연구표본인 현대·GS·롯데홈쇼핑 3개사는 다수 판매자들이 서로 연결돼있었지만 네이버 쇼핑라이브와 TV홈쇼핑 3개사 간에 공통 판매자는 매우 적었다. 그립과 홈쇼핑 판매자들은 연결이 전혀 없었다. 즉 TV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는 판매자를 매개로 접점이 거의 없다는 의미다. TV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가 동일한 시장에 속해있지 않다고 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교수는 “TV홈쇼핑이 대기업·중기업 비율이 높은건 공적책무를 수행하면서 한정된 방송시간 내 최대 매출을 올려야하기 때문”이라며 “라이브커머스는 TV홈쇼핑이 담당하지 못하는 지역 소상공인과 개인사업자 판로 확대를 돕는 도구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구 한계점으로 “이용자 충족요인 적소분석은 TV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 경쟁양상에 대한 해석을 위한 것이며, 두 매체가 대체재인지 보완재인지를 판별하지는 못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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