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와, 코리아센터 흡수합병…‘커넥트웨이브’(가칭) 출범 앞둬 -독보적 1위 다나와 영향력, 코리아센터 ‘시너지’ 기대 -시가총액 1조원 육박, 거래액 13조원 초대형 이커머스 플랫폼 탄생 -2026년 1조2000억원 매출 목표, 신규 M&A로 추가 성장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국내 1위 가격비교‧검색쇼핑 플랫폼 ‘다나와’가 코리아센터를 품었다. 시장에 매물로 나왔던 다나와를 코리아센터가 인수했는데, 이제는 다나와가 합병 주체로 등극했다. 이는 코리아센터의 전략적 판단이다. 독보적인 PC쪽 경쟁력과 1500만명에 달하는 월활성이용자수(MAU)를 기반으로 낙수효과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코리아센터와 다나와는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양사 흡수합병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합병 후 코리아센터는 다나와에 흡수합병돼 해산된다. 존속회사는 다나와다.
합병법인 사명은 커넥트웨이브(가칭)로, 합병비율은 다나와 1, 코리아센터 0.3066165다. 양사는 10월19일 임시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연말까지 합병을 마무리한다. 합병 기일은 11월30일이며, 합병 신주는 12월16일 상장할 예정이다. ◆다나와는 어떻게 합병 주체가 됐나?=2000년 설립된 다나와는 2002년 법인 전환, 201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국내 가격비교 플랫폼이다. 다나와는 PC 주요부품 가격비교로 시작했으나, 주요 이커머스(e커머스) 사업자들과 제휴를 통해 종합 가격비교 플랫폼으로 도약했으며, 2011년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도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쿠팡을 비롯해 컬리와 SSG닷컴 등 투자를 많이 받거나 자금력을 갖춘 신흥 강자들 중심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면서, 다나와를 포함한 1세대 이커머스들은 매각되기 시작했다.
이에 지난해 11월 코리아센터는 다나와를 인수했다. 코리아센터는 신주를 발행하고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PEF) MBK파트너스가 이를 인수하는 형태로 다나와 인수 자금을 조달했다는 설명이다. 당시 본입찰 때 코리아센터뿐 아니라 KG그룹, 사모펀드운용사 VIG파트너스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나와를 인수한 코리아센터는 각각의 사업을 운영하기보다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꾀해야 한다고 봤다. 규모의 경제를 이뤄 이커머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양사 데이터 사업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법무법인과 컨설팅 회사 등 다각도로 검토한 결과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 다나와가 코리아센터를 역합병하는 방식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코리아센터 관계자는 “다나와는 PC쪽 주변기기 분야에서 독보적인 플랫폼으로 자리잡았고, 관련해 충성고객도 상당하다. 방문자수도 다나와쪽이 훨씬 많다는 점도 봐야 한다”며 “이러한 다나와 경쟁력을 다른 서비스로 연결시키는 시너지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나와는 국내 1위 가격비교‧검색쇼핑 플랫폼뿐 아니라 국내 1위 조립PC 마켓플레이스 샵다나와를 보유하고 있다. PC 등 영상‧전자기기 상거래 쪽에서는 방문자 수, 트래픽, 셀러 등 여러 측면에서 다나와 시장 지배력이 독보적이다. 코리아센터는 국내 2위 가격비교‧검색쇼핑 플랫폼 ‘에누리’와 국내 1위 해외직구 플랫폼 ‘몰테일’, 온라인쇼핑몰 구축‧운영 솔루션 ‘메이크샵’, 복수마켓 통합관리 솔루션 ‘플레이오토’를 운영하고 있다.
매출액 측면에서는 코리아센터가 지난해 기준 3395억원으로, 다나와 1552억원보다 2배 이상 크다. 그러나 각종 1위 플랫폼을 보유한 다나와 영향력과 유입되는 고객 수 지표가 주효했다. 코리아센터가 공개한 합병IR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다나와 월활성이용자수(MAU)는 1469만명(다나와컴퓨터 제외)에 달한다. 코리아센터 MAU는 약 450만명이다.
역합병 구조를 취했음에도, 코리아센터 지배력이 희석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다나와 최대주주는 코리아센터로 지분 51.3%를 보유하고 있으며, 코리아센터 최대주주는 한국이커머스홀딩스로 지분 51.8%를 갖고 있다.
합병법인 주주구성은 한국이커머스홀딩스 외 특수관계인 56.3%, 자사주 14.7%, 기타 29%로 구성된다. 최대주주는 MBK파트너스가 이커머스 투자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한국이커머스홀딩스다. 2대주주는 김기록 코리아센터 대표다.
◆다나와+코리아센터+?…몸집 키운 합병법인, 빅데이터 판매 신규 진출=이번 합병으로 새로 출범될 법인 시가총액은 9145억원, 유동주식 규모는 2658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가총액 1조원에 육박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이 탄생한다는 의미다.
합병법인 예상 주요 지표를 보면 ▲매출 4947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673억원 ▲총 거래액(GMV) 13조원 ▲월활성이용자수(MAU) 2000만명 이상 ▲상품 데이터베이스(DB) 14억건이다.
데이터커머스 부문에서는 연 2조9000억원 거래액, 13억5000만건 상품데이터, 연 12억건 배송데이터를 확보하게 된다. 이커머스솔루션 부문에서는 5만3000개 운영상점을 기반으로 9조4000억원 거래액을 갖추게 된다. 크로스보더 커머스의 경우, 9개국 11개 물류거점과 연 3000억원 거래액 및 61만건 풀필먼트 처리건수를 차지한다.
이에 양사는 합병을 통해 다나와 트래픽 연결을 통해 셀러 매출을 높이고 신규 입점을 유인하는 한편, 다나와 상품 DB를 활용해 글로벌 소싱과 공급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또, 몰테일 글로벌 DB 기잔 해외상품 등 가격비교서비스 카테고리도 넓힐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이커머스 시장 내 맞춤형 데이터 니즈에 대응한 선제적 통합 DB를 구축할 수 있다. 양사 이종 데이터와 리소스를 통합해 사업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데이터 판매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양사는 빅데이터 판매와 상품 추천 서비스라는 신규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통합 DB 기반 실시간 커머스 데이터 분석을 고도화하고 트렌드 분석 데이터를 상품화할 수 있다. 개인별 최적화된 상품 추천 및 광고서비스도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이커머스 시장 내 빅데이터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포부다.
유안타증권 이진협 연구원은 “다나와 가격비교 플랫폼을 코리아센터 글로벌소싱, 메이크샵, 플레이오토 등 사업에 활용하는 등 시너지 외에도 빅데이터 기업으로 진화하는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네이버를 제외하면 합병법인이 유일하게 국내에서 상품DB를 생산해 공급하는 사업자가 되는 것은 물론 양사 DB 결합으로 그 가치가 자연스럽게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비교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각 이커머스 플랫폼 사업자 거래 DB를 자연스럽게 확보할 수 있다. 이를 메이크샵 셀러 데이터, 스윗트래커로 확보한 택배 데이터 등과 연계해 다각화된 이커머스 산업 인사이트 데이터로 고도화시켜 판매해 부가가치를 확보할 수 있다”며 “온라인에서 유통업을 하는 것만으로는 유통마진 이상 부가가치를 만들기 어려운데, 빅데이터 사업을 통해 창출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양사는 추가적인 인수합병(M&A)도 검토한다. 양사 합병으로 1817억원 보유현금과 긍정적인 현금흐름을 활용하면, 추가 M&A 여력이 충분하다는 진단이다. 이를 통해 신규사업 영역 확장을 이루고, 이커머스 가치사슬 내 역량을 강화해 시장 내 지위를 공고화한다. 아울러, 양사는 2026년 1조2000억원 매출 목표를 세웠다.
코리아센터는 “이커머스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따른 산업 간 융복합 확대로, 향후 산업 생태계 주도를 위한 경쟁력 제고 필요성이 커졌다. 양사 합병은 이커머스 시장 내 생태계 주도를 위한 양사 사업 경쟁력 강화 및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추진됐다”며 “자본시장 내 위상 강화와 투자저변 확대도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