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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이어 반도체도 '불확실'…SK하이닉스, 청주공장 투자 보류

- TSMC·마이크론 등도 설비 투자 축소할 듯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고환율 및 고물가 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하면서 주요 산업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도체 기업들은 투자를 미루거나 줄이는 분위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충북 청주공장 증설 안건을 의결하려 했으나 최종 결정을 보류했다. 당시 이사회에서는 현시점에서 증설이 필요한지에 대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는 후문이다.

당초 SK하이닉스는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43만3000제곱미터(㎡) 부지에 신규 생산라인 M17을 설립할 계획이었다. 투자금은 4조30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메모리 수요 대응 차원으로 2023년 초 착공, 2025년 완공 목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으로 증설 일정은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향후 일정 등) 청주공장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보류 배경으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꼽힌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대내외적 환경이 불안정한데다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투자 비용이 급증한 상태다. 물가 인상으로 인해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개인 또는 기업이 구매 자체를 줄이는 추세다. 이는 반도체 등 수요 감소로 이어진다.

같은 맥락에서 SK하이닉스가 내년 설비투자 계획을 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SK하이닉스가 내년 자본지출 25% 정도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투자 규모 조정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대만 TSMC은 시설투자액(CAPEX)을 하향 조정했다. 기존 400억~440억달러에서 400억달러로 낮췄다. 미국 마이크론 역시 향후 수개 분기를 통해 공급 과잉 조절에 나설 것으로 전해진다.

반도체뿐만이 아니다. 전기차 시장 성장에 맞춰 대형 투자가 연이어 이뤄진 배터리 부문도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 이사회가 열린 당일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착공하려던 미국 애리조나 원통형 배터리 공장 증설 계획을 수정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경제환경 악화에 따른 투자비 급등으로 시점과 규모, 내역 등을 면밀하게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투자비는 당초 예상한 1조7000억원에서 2조원 중반대로 치솟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검토 기간이 더 길어질 것을 보고 있다. 국내외 배터리 기업들도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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