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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재전쟁①] 韓, 배터리 3사 등에 업고 日·유럽 넘어선다

- 2026년 韓 양극재 생산능력 130만톤↑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국내 배터리 산업이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배터리 3사를 필두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가 동반 성장하는 흐름이다. 핵심 소재로 꼽히는 양극재의 경우 자국 고객사와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해외 경쟁사를 밀어내고 있다.

14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양극재 시장은 지난해 173억달러(약 22조5800억원)에서 2030년 783억달러(약 102조18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양극재는 리튬이온 소스로 배터리 용량과 평균 전압을 결정한다. 배터리 원가에서는 5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은 삼원계 또는 사원계 배터리를 만든다. 양극재 광물 조합에 따라 ▲니켈·코발트·망간(NCM)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등으로 배터리 종류가 나뉜다.

과거 양극재 시장은 일본 스미토모·니치아, 벨기에 유미코아 등이 장악해왔다. 토종 배터리 제조사 역시 이들 제품을 주로 활용했다. 국내 소재사도 양극재 사업을 개시했으나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과 품질 등에서 외국 업체를 넘어서지 못했다.

분위기가 달라진 건 2010년대 후반부터다. 전기차 시장 확대로 배터리 관련 투자가 급증했고 전반적인 산업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 배터리 생산량이 늘면서 국내 3사는 공급망 안정화 차원에서 자국 협력사와 거래를 대폭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포스코케미칼 코스모신소재 등은 양극재 기술력과 생산능력(캐파)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손에 꼽히는 배터리 제조사가 한국에 3곳이 있다는 점은 양극재 기업에 태생적인 이점”이라며 “시행착오가 있긴 했으나 많은 경험을 통해 양과 질 모두 향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시점에서 양극재 국산화율은 20%대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앞서 언급한 양극재 4사와 LG화학, 삼성SDI 자회사 에스티엠 등 투자 속도를 고려하면 2025년 전후로는 절반 이상이 내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맥락에서 국내 업체 간 조단위 계약이 연이어 체결되고 있다.

LG화학은 2026년까지 양극재 캐파를 26만톤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에코프로비엠은 같은 기간 55만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포스코케미칼과 엘앤에프는 2025년까지 각각 34만5000톤, 20만톤 규모 캐파를 갖추는 게 목표다. 2026년이면 국산 양극재 생산량은 130만톤을 상회하게 된다. 올해 대비 6배 이상 증대된 수치다.

일본과 유럽도 양극재 투자를 단행하고 있으나 한국 기업 수준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예정대로면 수년 내 2~3배 늘어나는 데 그친다.

한편 중국은 예외다. 현재 중국의 양극재 국산화율은 50%에 달한다. 양극재 원재료인 전구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관련 시장 영향력은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CATL와 BYD는 물론이고 궈쉬안 신왕다 등 후발 배터리 업체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덕분이다. 대신 자국 기업 간 관계가 끈끈한 만큼 국내 양극재 업체와 직접적인 경쟁이 이뤄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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