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반도체

"코리아 어셈블"…반도체 장비 '톱4' 한국행, 왜? [IT클로즈업]

- 첨단 반도체 설비 R&D 협업 확대 전망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가 한국으로 모여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대형 고객사 근거리에서 첨단장비 연구개발(R&D)을 진행하겠다는 의도다. 미세공정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주요 반도체 제조사와의 협업 강화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도가 세계적인 반도체 허브로 거듭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도 긍정적이다.

6일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내 R&D 센터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규모와 일정 등은 세부 사항은 미정이 센터는 경기 남부에 마련될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리 어플라이드코리아 대표는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반도체 산업 미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에 R&D 센터를 세우게 됐다”며 “고객 및 반도체 생태계 파트너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로직과 메모리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플라이드는 세계 1위 반도체 장비사다. 주력인 증착을 비롯해 식각, 계측 공정에 쓰이는 설비를 생산한다. 신규 R&D 센터가 가동되면 국내 반도체 기업에 맞춤형 제품을 제작하는 데 용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투자는 예견된 일이었다. 게리 디커슨 어플라이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한국을 찾았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과 지나 레이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주재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행사에 참석하면서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과 공조를 약했다는 후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어플라이드코리아는 올해 300여명 인력을 채용하기로 했다. 지난해(200명 내외) 대비 1.5배 많다.

당시 미국 램리서치도 해당 이벤트에 참여했다. 식각장비가 메인인 램리서치는 해외 장비사 중 한국 투자가 가장 활발한 곳이다. 램리서치는 지난 4월 경기 용인에 ‘코리아테크놀로지 센터’를 개소했다. 미국과 유럽 연구소 수준으로 구축돼 최첨단 장비 개발까지 담당한다.

램리서치는 지난 2003년부터 주요 부품 공급원을 국내 업체로 현지화하는 것을 시작으로 2011년 램리서치매뉴팩춰링코리아 생산법인 설립했다. 2018년에는 램리서치 테크니컬 트레이닝 센터를 건립했다. 램리서치매뉴팩춰링코리아는 오산, 용인에 이어 화성공장을 가동하면서 한국 내 장비 생산능력(캐파)을 2배로 늘렸다. 지난 2월에는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에 투입되는 고선택비 정밀 식각설비를 국내 생산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하는 네덜란드 ASML도 국내 투자를 본격화했다. 경기 화성에 EUV 클러스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지난해 산업부 주관으로 경기도·코트라(KOTRA) 등과 투자 협약을 맺었다. 240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24년까지 트레이닝 및 재제조 센터가 집적된 시설을 조성한다는 것이 골자다. 피터 베닝크 ASML CEO는 수차례 방한해 국내 협력사와 회동하기도 했다.

일본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TEL)은 지난 2020년 경기 평택에 ‘평택기술지원센터(PTSC)’를 신설했다. 작년에는 화성사업장 내 신규 R&D 센터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등 국내 고객사 요구사항에 긴밀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다.

결과적으로 검사 장비 등을 다루는 미국 KLA을 제외한 유수 반도체 장비업체가 한국을 핵심 거점으로 삼게 됐다. 앞서 언급한 4개 기업은 전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50% 넘는 점유율을 차지한다. 세계적인 회사들이 한국행을 택하면서 국내 반도체 생태계도 더욱 단단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데일리 네이버 메인추가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