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한국이 반도체 허브 국가로 거듭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이 국내 투자를 늘린 덕분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공략 차원이다.
26일 미국 램리서치 팀 아처 최고경영자(CEO)는 ‘2021 반도체대전’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처 CEO는 “내년 상반기 코리아테크놀로지 센터를 출범한다. 이를 계기로 한국 반도체 생태계 협력 수준을 높일 것”이라며 “이곳에서 첨단 식각 및 증착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9년 램리서치는 경기 용인에 1억달러(약 1170억원)를 들여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곳은 3만제곱미터(㎡) 규모로 대형 클린룸을 구축할 방침이다.
램리서치는 최근 경기 화성 신공장 가동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램리서치는 국내 생산법인 램리서치매뉴팩춰링코리아를 운영 중이다. 앞서 아처 CEO가 국내 생산능력을 2배 늘리기로 한 만큼 한국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램리서치는 극자외선(EUV) 관련 설비를 개발하고 있다. 기존 습식 포토레지스트(PR) 대신 건식 PR을 활용하는 제품을 준비 중이다. 생산성을 높이고 재료 손실을 5배 이상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EUV 도입을 본격화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과 협업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EUV 노광 장비를 독점하는 네덜란드 ASML도 한국 거점을 강화하고 있다. 경기 화성에 EUV 클러스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올해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경기도·코트라(KOTRA) 등과 투자 협약을 맺었다. 오는 2025년까지 트레이닝 및 재제조 센터가 집적된 시설을 조성한다는 것이 골자다.
일본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TEL)은 경기 평택에 ‘평택기술지원센터(PTSC)’를 신설했다. 화성에 신규 R&D 센터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고객사 요구사항에 긴밀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독일 머크와 미국 듀폰도 한국 투자를 확대 중이다. 머크는 지난 7일 우리나라에 6억유로(약 8300억원)를 2025년까지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 분야 대상이다. 듀폰은 충남 천안에 EUV용 PR 및 화학기계연마(CMP) 패드 개발·생산 시설을 마련하기로 했다.
일본 스미토모화학과 도쿄오카공업(TOK) 등도 국내 PR 생산능력을 확대 중이다. 일본 수출규제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소재 다변화에 나서자 위기감을 느낀 일본 기업들이 국내로 모이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