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이 기업의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공개됐다. 정보보호산업법 개정으로 국내 631개 주요 기업의 정보보호 등 ICT 투자지표가 공개됐다. 매출액 3000억원 이상, 일평균 이용자수 일정 수준 이상인 기업들이 해당됐다. <디지털데일리>는 이번에 발표된 자료를 바탕으로 주요 산업군별 IT투자 현황 및 수준 등을 점검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국내 게임사는 유선 온라인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인 업종 특성따라 정보기술(IT)부문에 많은 금액을 투자한다고 알려져 왔다. 개발부터 서비스까지 모든 게 IT와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동안 얼만큼의 수준인지는 따로 공시되지 않아왔다. 최근 IT부문 투자액 공시가 의무화됨에 따라 일부 게임사도 지난해 관련 투자 규모를 공개했다. 국내 게임사 중 가장 큰 규모로 IT부문에 투자를 하는 곳은 엔씨소프트였다.
6일 정보보호 공시 종합포털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 중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의 지난해 IT부문 전체 투자액은 약 5090억3943만원으로, 넥슨코리아 1696억6556만원과 넷마블 1405억6313만원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IT 전담인력 또한 엔씨가 역대급으로 많았다. 전체 임직원 4664명 중 2693명, 즉 57%가 IT를 담당했다.
넥슨코리아는 전체 임직원 수 2831명, IT 전담인력 480명으로 16.9%에 해당되는 인원이 IT를 맡았다. 다만 넷마블은 전체 임직원 수 803명, IT 전담인력이 823명으로 나와 특이한 양상을 보였다. 이에 대해 넷마블 관계자는 “임직원보다 전담인력이 더 많게 나온 이유는 넷마블 자회사가 모두 포함된 인원이 집계됐기 때문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엔씨 다음으로 IT부문에 많은 금액을 투자하고 있었다. IT부문 전체 투자액은 약 2021억7433만원이었다. IT 전담인력은 770명이다. 카카오게임즈는 3N과 크래프톤은 물론, 컴투스보다 IT에 비교적 적은 금액을 투자하고 있었다. 이곳 IT부문 투자액은 388억3100만원, IT 전담인력은 217명이다.
◆정보보호에 가장 신경 많이 쓰는 게임사는?=정보보호는 특히 게임사에게 중요한 항목이다. 게임 특성상 해킹 시도도 많고, 개인 정보 유출도 심하기 때문이다. 어뷰징이나 핵 같은 시스템도 잡아내야 한다.
넥슨코리아는 35억9964만원을 정보보호에 쓰고 있었다. 비중으로 따졌을 땐 8%로, 모든 게임사들 중 IT투자액 대비 정보보호 투자액이 가장 높았다. 넥슨코리아는 엔씨보다 1.5배 많은 수준으로 정보보호 전담인력을 뒀다. 외주인력을 포함해 156.8명으로 나타났다. 또한 넥슨코리아는 임직원 및 유저계정 보안체계 구축도 신경쓰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배상 책임보험 가입에 수탁사를 관리하고 있었다.
엔씨는 IT 투자액 중 정보보호 부문에 162억원을 썼다. 역시 최대 금액이었다. 전체 IT 투자 중 3.2%비중이다. 정보보호 전담인력으로는 외주인력을 포함해 101명을 두고 있었다. 넷마블은 같은 부문에 73억6745만원을 썼다. 정보보호 인력은 34.6명으로, 넥슨·엔씨·넷마블(3N) 중 가장 적었다.
크래프톤은 정보보호 부문에 40억6159만원을 투자했다. 정보보호에는 31.3명이 전담하고 있었다. 카카오게임즈는 같은 부문에 20억6243만원을 썼다. 다만 관련 인력으론 몸집에 비해 가장 적었다. 10.8명에 불과했다.
컴투스보다 컴투스플랫폼이 IT부문 전체 투자액 대비 정보보호 투자액이 더 많았다. 컴투스플랫폼은 IT투자액 158억1640만원 중 9억7399만원을 정보보호에 투자했다. 금액으론 컴투스보다 적지만, 비중으로 따지면 6.2%에 달한다.
컴투스는 IT투자액 658억282만원에서 정보보호 부문에 총 18억9285만원을 쓰고 있었다. 이 외에도 데브시스터즈가 공시 의무 기업에 포함돼 정보보호를 공시했다. 전체 IT부문에 총 167억2177만원을 투자하고 있었다. 정보보호에는 10억2231만원을 들였고, 정보보호 전담인력은 3명이었다.
◆게임사, 어떤 항목에 집중 투자할까?=엔씨는 주요 투자 항목에 ▲글로벌 통합 보안관제 체계 구축 ▲보안위협 자동화 대응 시스템 구축을 명시했다. 넷마블은 악성 이메일 차단 시스템 도입을 위해 투자금을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주요 게임사 중에서 투자금에 대한 항목을 가장 명확히 공시하고 있었다. 이를 살펴보면 ▲클라우드 보안 서비스 3억8362만원 ▲보안 관제 1억876만원 ▲게임 어뷰징 방어 5152만원을 쓰고 있었다. 카카오게임즈는 정보보호를 위해 게임 핵, 매크로 등 불법 프로그램 대응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 총 631개 기업이 ‘정보보호 공시 종합포털’에 지난해 기준 자사 정보보호 투자현황을 공개했다. 정보보호산업법 개정에 따른 조치로 ▲매출 3000억원 이상 상장사 ▲일평균 100만명 이상 서비스 제공자 ▲특정 산업군(ISP·IDC·CSP·상급종합병원) 등에게 공시 의무가 부과됐다. 공시 의무가 없는 기업들도 일부 정보 공개에 참여한 상태다. 위메이드나 펄어비스, 웹젠 등은 조건들에 해당되지 않아 공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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