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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훈 카카오 대표, 과기정통부 장관에 ‘메타버스’ 언급한 이유는? [IT클로즈업]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정부와 ‘자율규제’를 논하는 자리에서 ‘메타버스’ 단어를 끄집어냈다. 무슨 연유일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종호 장관은 지난 22일 디지털플랫폼 업계 간담회를 열고 남궁훈 대표를 비롯해 네이버, 쿠팡, 우아한형제들, 당근마켓 대표들과 만나 플랫폼 자율규제 방향성을 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남궁훈 대표는 참석 기업 중에서는 유일하게 메타버스 규제에 대해 운을 띄웠다.

남궁 대표는 이종호 장관에게 “메타버스와 관련해 규제 이야기 등이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좀 잘 살펴가면서 했으면 한다”며 “(자율규제 정부 정책에) 적극 참여하겠다. 산업진흥과 소비자 후생 경쟁 등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논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행사가 끝난 후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남궁 대표는 “새롭게 대두되는 메타버스 영역이 기술적 형태나 외모가 게임과 닮았지만, 정책적으로 명확히 게임과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메타버스는 남궁 대표를 비롯한 카카오 새 경영진이 ‘비욘드 모바일, 비욘드 코리아’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키워드다. 카카오는 공동체간 협업을 통해 텍스트, 이미지, 영상을 넘어 가상현실까지 아우르는 메타버스 환경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카카오 메타버스 ‘카카오 유니버스’를 통해 전세계인을 관심사 기반으로 연결, 비욘드 코리아를 이루겠다는 포부다.

카카오 유니버스를 활성화하려면, 많은 사람이 모여야 한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이용자 간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B2C2C(기업과 개인 간 거래, 개인 간 거래의 결합) 생태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용자가 콘텐츠를 제작‧공유하는 것만으로 경제활동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또, 카카오 계열사 ‘넵튠’은 오픈형 메타버스 플랫폼 ‘컬러버스’를 선보인다. 이용자는 컬러버스 내 콘텐츠를 마켓플레이스에서 직접 제작하고 판매할 수도 있다.

그런데 메타버스를 게임과 동일하게 보고 법을 적용하게 되면, 이러한 카카오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현행 게임법에서는 게임 내에서 획득한 유무형 재화 현금화를 금지하고 있다. 돈 버는 게임으로 알려진 플레이투언(Play-to-Earn, 이하 P2E) 게임을 한국에서 할 수 없는 이유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는 게임을 통한 토큰 이코노미를 구성하기 어렵다. 사실상 이같은 규제를 하고 있는 곳은 중국과 한국뿐이기 때문에, 게임사들은 P2E 게임을 해외에서만 선보이고 있다.

메타버스를 게임으로 보게 되면, P2E 사례처럼 한국에서만 메타버스 경제활동이 막히게 된다. 게임을 이용해 얻은 가상자산 환전을 할 수 없도록 한 게임법에 저촉되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는 메타버스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경제 생태계를 구성하지 못한 메타버스는 반쪽짜리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학계에서도 메타버스가 게임인지 아닌지부터 먼저 구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카카오가 구상한 메타버스 중심에는 카카오톡이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기반으로 ‘텍스트’에 강점이 있는 곳이다. 남궁 대표는 이를 적극 활용해 텍스트로 메타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픈채팅을 통해 전세계 연결성을 강화하고, 메타버스 롤플레이잉 채팅 서비스 출시를 예고했다.

다만, 카카오톡은 국내에서 최대 메신저 플랫폼이지만, 해외에서는 아직 영향력이 미미하다. 이에 사용자가 많이 모인 국내 시범서비스를 전개하면서, 해외로 점차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꾀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메타버스가 게임으로 구분된다면, 핵심 경제활동 관련 기능에 있어서는 전략적 재검토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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