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정혜원 기자] 디스플레이 신기술 동향과 국내 디스플레이산업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업계 관계자와 연구진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협회장 정호영)는 18일 오전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2022 리뷰 심포지엄’을 열고 주요 신기술 동향을 공유하고 향후 국가 R&D 추진방향을 모색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국내 전문가들은 ‘디스플레이 위크 2022’에서 공개된 신기술이나 산업 동향 등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디스플레이업계의 기술 우위를 지속하기 위한 전략을 논의했다.
홍익대 김용석 교수와 경희대 권장혁 교수,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이정노 박사, 한양대 박진성 교수,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박영호 프로그램디렉터(PD) 등이 발표자로 나섰다.
이날 발표자들은 입을 모아 중국 디스플레이 기술력이 국내 기업과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또 국내 디스플레이업계가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아 관련 기술개발을 위해 정부와 산업계, 학계·연구계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ID회장을 역임했던 김용석 교수는 디스플레이 위크 2022 행사의 전반을 조망하면서 디스플레이산업이 기술경쟁에서 가격경쟁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중국이 굉장히 위협적인 상태인데 주요 디스플레이 기술 로드맵을 취합한 결과 대부분의 핵심기술과 관련해 중국이나 국내 기업이 동일한 수준이 됐다”며 “기술장벽이 낮아져 가격과 비용경쟁이 중심이 됐기 때문에 재료·장비 등의 업체들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하고 여기에 정부의 기술과 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희대 권장혁 교수도 ‘SID를 통해 본 OLED 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하면서 결정적으로 제품의 성능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 요소의 기술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접히는 디스플레이(폴더블), 돌돌 말리는 디스플레이(롤러블) 등 디스플레이 형태(폼팩터)가 바뀌면서 다양한 센서가 광범위하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가 중국에 기술우위를 확보하려면 센서 내장기술이나 새로운 폼팩터에서 신뢰성을 확보하는 방안 등의 핵심 요소 기술을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이정노 박사는 이번 디스플레이 위크 2022에서 발표된 논문의 동향을 분석하고 인상 깊은 기술들을 언급했다. 이스라엘기업인 인지브(Inziv)는 마이크로발광다이오드(LED)를 입체적으로 분석해 유연한(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검사할 수 있는 장비를 미리 내놨고 국내 유리소재기업인 코닝은 옆면을 가공해 배선이 끊어지지 않도록 타일링할 수 있는 소재를 전시했다고 소개했다.
이 박사는 “초현실 디스플레이와 관련해서는 메타 등 수요기업이 해상도와 디스플레이 크기, 휘도 등의 필요 사양을 구체적으로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수요기업의 기술적 요구를 충족시킬 정도의 기술을 개발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보면서도 관련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봤다.
이 박사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이 본격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한국이 관련 논문이 적다는 점에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양대 박진성 교수는 기조연설 속 핵심 키워드와 소재·부품·장비 관련 전시 동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박 교수는 “중요 키워드를 추리면서 미래를 위해서 어떤 기술을 준비하고 있는지에 주목했다”며 “소재 혁신과 공정 혁신이 중요하게 꼽혔는데 산업 트렌드 변화가 빠른 만큼 미래에 필요한 것들도 선제적으로 연구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이번 행사에서는 소재·부품·장비업체들 사이에서도 환경과 관련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며 “환경친화적 기술과 소재 관련 키워드가 많았고 제품 연구도 이뤄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박영호 PD가 향후 디스플레이 분야 국가 연구개발사업의 추진 방향을 공개했다. 박 PD는 “미래 디스플레이로 메타버스용 초소형 디스플레이부터 극장스크린까지 모든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올라운드 무기발광 디스플레이’를 준비하고 있다”며 “또 무기자발광 디스플레이의 연구개발과 생태계 구축을 정부 주도로 빠르게 추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