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현정부가 임기내 발표하기로 한 새 ‘디지털미디어생태계(디미생) 발전방안’이 결국 차기정부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미디어생태계 발전방안은 정부가 디지털미디어 강국을 목표로 2020년부터 추진한 정책이지만, 3년차에 접어든 지금까지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추후 미디어 거버넌스 개편까지 앞두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새정부에서조차 지금의 디지털미디어 정책이 연속성 있게 진행되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기존 디지털미디어생태계 발전방안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 가칭 ‘미디어산업육성전략’을 준비 중이다.
이른바 디지털미디어생태계 발전방안 ‘2탄’으로 여겨지는 미디어산업육성전략은 기존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위주였던 정책 방향을 미디어 산업 전반으로 넓혔다. 또 지난 2020년 당시와 비교해 급변하고 있는 미디어 생태계를 반영하는 데 초점을 뒀다.
특히, 이번 육성전략에는 미디어와 연계한 대체불가토큰(NFT) 관련 제도개선안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미디어산업육성전략에 미디어와 NFT의 접목 등 바뀐 미디어 환경을 더 많이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유료방송과 OTT 등 미디어 업계는 포화된 내수시장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 NFT를 포함한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 TV홈쇼핑은 NFT와 연계한 메타버스를 새 먹거리로 기대하고 있으며, CJ ENM의 경우 OTT 오리지널을 포함한 지식재산권(IP)과 NFT간 시너지를 도모하고 있다.
하지만 당초 과기정통부가 목표한 임혜숙 장관 임기내 발표는 사실상 무산됐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산업육성전략이 현 정권에서 발표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기보다는 실제 산업에 도움이 되어야 하는 만큼, 업계 의견 등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오용수 과기정통부 방송진흥정책관은 지난 1월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장기적인 법제 개선을 연동해 (디지털미디어생태계) 발전방안을 (임혜숙) 장관 임기 내 발표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과기정통부가 새로운 디지털미디어생태계 발전방안 수립에 나선 것은 기존 발전방안의 성과가 미흡하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당시 발전방안의 주요 내용은 2022년까지 글로벌 OTT 기업 5곳을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국내 OTT 산업을 진흥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뿐만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등 범부처 합동으로 정책을 마련했다. 정작 세 부처는 그러나 OTT 규제 주도권을 두고 의견 마찰을 빚으면서 기본적인 세액공제 등 OTT 지원방안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새로운 육성전략이 나오더라도, 부처간 소관다툼이 해소되지 않는 한 제대로 된 정책 추진은 요원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더구나 새 디지털미디어생태계 발전방안이 차기정부로 넘어가게 되면, 기존 정책방향이 일관되게 유지되기가 쉽지 않다. 결국 사업자 입장에선 적시에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됨은 물론 제도 불확실성만 높아지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약속한 규제완화는 아직도 이뤄지지 못했고, 향후 조직개편으로 정책 담당자들이 다 바뀌게 되면 처음부터 다시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사업자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인 만큼 신속 정확한 제도개선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