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 2024년 상반기 2나노 하반기 1.8나노 상용화 목표 - TSMC 낙수 효과 반감…‘미세공정→수율’ 경쟁 전환 - EUV 장비 획득 능력도 경쟁력 변수로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경쟁은 ‘2강’ 구도에서 ‘2강1중’ 또는 ‘1강2중’으로 변할 것인가. 삼성전자는 2강의 위치를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2중 또는 1중으로 자리를 바꿀 것인가. 파운드리 상위권 업체 경쟁 구도가 재편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파운드리는 반도체 생산시설(팹)을 전문으로 운영하는 업체다. 반도체 설계(팹리스) 회사가 고객사다. 주로 시스템반도체를 만든다. 매출액 기준 세계 1위는 TSMC다. 작년 4분기 점유율은 52.1%다. 2위는 삼성전자다. 같은 기간 점유율은 18.3%다. 3위 이하 업체 점유율은 한 자릿수대다. 상위 10개사 점유율은 98%다.
현재 10나노미터(nm) 이하 공정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곳은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신경망처리장치(NPU)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고성능 시스템반도체 팹리스 물량은 양사가 양분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은 장치 산업이다. 생산시설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지가 매출과 수익을 결정한다. 신규 생산라인 구축은 수조원이 필요하다. 규모가 규모를 낳는다. 현재는 양사의 위치를 위협할 수 있는 업체가 없다. 3위 이하 업체는 10nm 이하 시장 진입을 포기했다. 한정된 재원을 양사와 경쟁에 사용하기에는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시장 환경은 삼성전자에게 유리했다. TSMC와 비슷하거나 앞서는 공정만 확보하면 고객사 확보는 상대적으로 수월했다. ▲납기 ▲수량 ▲가격 등은 TSMC 대비 비교우위만 점하면 됐다. 소위 TSMC 낙수 효과다. 팹리스 입장에서는 TSMC 대안은 삼성전자뿐이다. 삼성전자 대안은 없다.
그러나 2021년 들어 상황이 변했다. 인텔이 파운드리 참전을 선언했다. 10nm 이하 공정에서 경쟁을 예고했다. 중국이 국가적 차원에서 반도체를 육성하겠다고 했던 것과는 다른 충격이다. 인텔은 TSMC와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10nm급 고성능 시스템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업체기 때문이다. 인텔은 미세공정 경쟁에서도 TSMC와 삼성전자를 앞서겠다고 강조했다. 2024년 상반기 2nm(인텔20A) 2024년 하반기 1.8nm(인텔18A) 공정 상용화를 목표로 잡았다. TSMC와 삼성전자는 올해 3nm 공정 상용화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미세공정만으로 더이상 TSMC를 추격할 수 없게 됐다. 벌써 팹리스 1위와 2위 퀄컴과 엔비디아가 인텔을 파운드리 선택지 중 하나로 삼겠다고 했다.
삼성전자가 2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최대 변수는 미세공정에서 수율로 이동했다. 수율은 완성품 중 양품 비율을 일컫는다. 반도체 생산 본연의 경쟁력이 중요해진 셈이다.
반도체 수익률은 기본적으로 1장의 웨이퍼에서 얼마나 많은 제품을 온전히 건질 수 있느냐의 싸움이다. 양품과 불량품은 전체 과정을 거친 후 걸러진다. 불량품을 생산하는데도 양품에 준하는 비용이 들어간다. 불량품을 폐기하는 돈도 별도로 발생한다. 그동안은 선택지가 적었기 때문에 수율에 비해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또 수율 향상은 고객사 확보에도 유리하다. 약속한 수량을 생산하기 위한 주기를 단축할 수 있다. 그만큼 추가 주문 또는 다른 고객사를 유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한편 파운드리 상위권 경쟁은 장비 수급 능력에서도 갈릴 전망이다.
미세공정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가 필요하다. 노광 장비는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공정에 이용한다. 현재 네덜란드 ASML이 독점 납품한다. 작년 기준 42대를 출하했다.
EUV 공정은 파운드리에 이어 D램 제조사로 확산 중이다. 미세공정 기술이 있어도 ASML 장비가 없으면 상용화가 힘들다. 수율 개선 역시 필요한 ASML 장비를 확보한 후 운영 과정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