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넷플릭스 임원이 오는 19일 우리 국회와 면담을 갖기로 한 가운데, 넷플릭스가 반대하고 있는 망사용료법 운명에 관심이 모아진다.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에 따르면,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부사장<사진>은 오는 19일 과방위 조승래(더불어민주당)·김영식(국민의힘) 간사를 비롯한 일부 과방위 의원들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한다.
이날 만남은 넷플릭스 측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가필드 부사장은 국회 과방위에 일정 규모 이상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망 이용계약 체결을 의무화 하는 이른바 ‘망사용료법’이 발의돼 있는 데 대해 입장을 설명하고 국회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오는 20일로 예정된 과방위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이하 법안소위)가 열리기 하루 전이다. 당초 국회 안팎에서는 이번 과방위 법안소위에 망사용료법이 안건으로 상정될지 주목하는 상황이었다. 과방위 간사 측 관계자는 “아직 안건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망사용료법이 상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나온다.
국회 과방위 관계자는 “특정 기업들간 민사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이다보니 재판 결과가 나온 뒤 법안을 검토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국내 인터넷제공사업자(ISP)인 SK브로드밴드에 망 이용대가를 낼 의무가 없다는 내용의 채무부존재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 1심에서 패소했다. 지금은 항소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망사용료법은 여야를 불문한 다수 의원들이 발의했고, 그만큼 글로벌 CP의 망 무임승차 문제에 대한 공감이 이뤄져온 만큼 속도를 늦출 이유가 없다는 의견도 적잖다.
현재 과방위에는 전혜숙 의원(더불어민주당), 김영식 의원(국민의힘), 김상희 부의장(더불어민주당), 이원욱 과방위원장(더불어민주당), 양정숙 의원(무소속) 등 5건의 유사한 법안이 발의돼 있다. 모두 일정 규모 이상 CP가 ISP에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거나 최소한 계약 협상을 치르게 할 수 있도록 한 법안들이다.
이 중 가장 먼저 나온 전혜숙 의원안의 경우 지난 2020년 12월에 발의된 것이다. 그리고 이 법안이 1년 이상 계류된 가운데 김영식(2021년 7월), 김상희(2021년 11월), 이원욱(2021년 11월), 양정숙(2021년 12월) 의원이 잇따라 법안을 냈다.
그 사이 망 이용대가와 관련한 논쟁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이슈로 커지고 있다. 미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이어 유럽 13개 통신사들이 빅테크 기업의 망 투자비용 분담을 주장하는 공동성명을 냈고,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대형 CP들의 망 투자비용 분담을 전제로 보편기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채택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 국회에서 가장 먼저 망사용료법이 통과된다면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대형 CP들의 망 무임승차를 방지하는 법제화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번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넷플릭스도 우리 국회의 입법 움직임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넷플릭스 측이 국회 과방위 위원들을 만나는 것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지난해 12월 가필드 부사장의 방한 때에 이어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2’ 기간에도 넷플릭스 C레벨 임원들이 과방위 위원들을 직접 만나 설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