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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사용료 2R]③ 오겜·지우학 전송 의무는 누구에게?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오징어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을 전송할 의무는 누구에게 있을까. 망 이용대가를 둘러싼 법정공방 2라운드의 핵심 쟁점은 콘텐츠 전송 의무였다. 콘텐츠 전송의 의무가 누구에 있냐에 따라, 콘텐츠사업자(CP)가 부당이득을 취한 것인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접속료'와 '전송료'를 구분지으며, CP가 접속료를 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뒤 전송 과정에 대한 비용(전송료)은 인터넷사업자(ISP)가 담당할 몫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미 인터넷 사용료를 지불한 이용자가 요청한 콘텐츠를 전송하는 CP에 ISP가 망 이용대가를 청구하는 것은 '이중 부과'라고 지적했다.

SK브로드밴드는 인터넷 시장은 양면 시장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CP 역시 같은 망 이용자로써 망 이용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16일 서울고등법원 제19-1민사부는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2심과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 반환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서로의 약관을 들어 각자의 역무를 밝히는 데 집중했다.

먼저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와 자사 이용약관을 들어 망을 이용한 콘텐츠 전송의 의무는 ISP에게 있으니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를 지급하지 않은 게 부당이득을 취한 것이 아님을 밝혔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자사 약관엔 “인터넷에 접속하는 요금은 이용자가 부담해야 한다”고 적힌 반면, SK브로드밴드의 약관엔 “다운로드 속도가 미달할 경우 이용요금을 감면해 준다”고 적혔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 측 대변인은 “콘텐츠를 전송할 의무가 피고에게 있기 때문에 최대 속도를 보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하면서 “피고는 이용자들에 대한 자신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콘텐츠를 전송하는 것이지, 넷플릭스에 역무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정의한 ISP의 콘텐츠 전송 의무에 대해 반박했다. SK브로드밴드는 마찬가지로 넷플릭스의 약관을 들며, 콘텐츠 전송 의무는 SK브로드밴드가 아닌 넷플릭스에 있으니 망 이용대가를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가 언급한 넷플릭스 약관 1조에는 “인터넷 스트리밍을 통해 회원에게 영화 및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적혔다. SK브로드밴드 측 대변인은 “(콘텐츠를) 넷플릭스가 제공해야 된다는 의무를 약관 첫 부분에서 밝히고 있다”며 “그 부분을 외면한 채 상대방의 약관을 들어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고 꼬집었다.

또 SK브로드밴드는 전기통신사업법 2조에 적힌 기간통신역무를 인용해 자신들의 역무는 송·수신을 위한 인프라 구축까지임을 강조했다, SK브로드밴드 측 대변인은 “전기통신사업법 2조에 적힌 기간통신역무는 전화·인터넷 접속 등과 같이 음성·영상 등을 그 내용이나 형태의 변경 없이 송신 또는 수신하게 하는 것”이라며 “‘하게 하는’ 시설을 만들어주는 것이지, 송신 수신하는 책임은 부가통신사업자에 있다”고 말했다.

OCA 역시 콘텐츠 전송 의무가 넷플릭스에 있음을 역설한다고 SK브로드밴드 측은 말했다. SK브로드밴드 측 대변인은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를 택배업체에 비유해 물건의 무게에 따라 차별한다 말하지만 그 비유는 적절하지 않다”며 “CDN(Content Delivery Network)인 OCA를 내제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콘텐츠 전송이 CP의 의무임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OCA를 설치하기 위해 1.2조를 투자하고 있다고 하는데 넷플릭스가 이유가 없다면 왜 투자하겠냐”고 반문했다.

SK브로드밴드는 이용자와 CP에 이용료를 이중부과하고 있다는 넷플릭스의 지적에 대해선 인터넷 시장이 양면시장임을 또 한번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19년 보도자료를 언급하며 “과기정통부 역시 인터넷 시장이 CP와 이용자 모두로부터 요금을 받는 양면시장임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는 똑같이 망을 이용하는 이용자일 뿐"이라며 "양면시장에서 서비스 공급자는 이용자와 넷플릭스로부터 모두 이용료를 받아야 서비스가 잘 유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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