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애플, 스마트폰 사업 전략 차이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지난해 국내 카메라 모듈 양대 산맥이 호성적을 거뒀다. 삼성전기(3조2198억원)와 LG이노텍(11조5178억원) 관련 사업부의 연간 매출은 각각 전년대비 38%와 70% 상승했다. 다만 평균판매가격(ASP)에서는 상반됐다. 스마트폰 내 카메라가 차지하는 단가 비중이 높아진 점을 고려하면 의외의 결과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2021년 카메라 모듈 ASP는 2020년 대비 35.4% 감소했다. 같은 기간 LG이노텍은 전년보다 13.5% 증가했다.
양사 희비는 고객사와 사업구조 차이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는 그동안 삼성전자 플래그십 모델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을 주로 공급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갤럭시A 시리즈 등 중저가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전략을 수정했다. 지난해부터 삼성전기는 중상급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까지 납품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가격 정책 여파도 무시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카메라 모듈 가격이 전년대비 44% 하락했다고 밝혔다.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전년보다 2.0%, 44.0% 오른 것과 대비된다. 같은 기간 삼성전기는 77.4%와 12.5% 증대했다. 삼성전자가 카메라 모듈 구매가를 큰 폭으로 낮췄다는 의미다.
이러한 흐름은 중견 카메라 모듈 제조사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실적 개선을 이뤄낸 파트론을 뺀 엠씨넥스 파워로직스 캠시스 등은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역성장했다. 삼성전자가 중화권 제조자개발생산(ODM) 비중을 확대하면서 전반적인 공급량이 줄어든 영향도 있으나 카메라 모듈 ASP 하락 역시 배제할 수 없는 요소다.
삼성전기의 고객사 다변화 전략도 영향을 줬다. 여전히 삼성전자가 최대 고객이지만 매년 의존도를 낮춰가고 있다. 작년 기준으로 삼성전자 매출 비중은 28.6%이다. 2020년(35.2%) 대비 6.6%포인트 낮은 수치로 사상 첫 20%대를 기록했다. 중국 샤오미 매출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타 고객사 점유율은 높아졌다. 비교적 단가가 낮은 카메라 모듈 판매가 확대했다는 뜻이다.
반면 LG이노텍은 애플이 메인 고객사다. 2021년 매출 75%가 애플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68%)대비 7% 포인트 늘면서 애플 의존도가 상향됐다.
애플은 삼성전자와 달리 프리미엄 제품 위주다. 아이폰SE 시리즈를 제외하면 매년 하반기 출시되는 플래그십 4종이 전부다. 절대적인 단가가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만 카메라 모듈 ASP가 전년대비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기보다 LG이노텍이 가격 인하 여파가 적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LG이노텍이 애플 공급망 지위가 올라간 점도 한몫했다. 경쟁사인 일본 샤프와 중국 오필름이 코로나19 여파, 인권 침해 이슈 등으로 납품에 차질을 빚으면서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커졌다. 카메라 흔들림을 최소화하는 센서시프트, 생체인증 및 사진 촬영 보조 역할을 하는 비행시각측정(ToF) 모듈이 추가된 부분도 ASP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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