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의 오리지널 콘텐츠 공개방식에서 변화의 조짐이 포착됐다. 그동안 OTT에선 시리즈 전편을 일괄 공개해 왔다면 최근엔 방송과 같이 순차 공개하는 방식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콘텐츠 공개방식의 변화를 통해 기존 가입자를 락인(Lock-in·잠금) 시키려는 전략이다.
◆일괄 공개 고집해온 넷플릭스, ‘먹보와 털보’로 달라졌다?
최근 넷플릭스는 대표 오리지널 시리즈 ‘기묘한이야기(Stranger Things)’의 시즌4를 오는 5월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시즌3를 발표한 지 3년 만이다.
발표 당시 눈길을 끈 건 지금까지와는 다른 콘텐츠 공개방식이었다. 넷플릭스는 지금까지 시리즈 전편 일괄 공개를 추구해온 가운데 ‘기묘한이야기’의 경우 2개 파트로 나눠 순차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트1는 5월27일, 파트2는 7월1일이다.
넷플릭스 측은 이에 대해 “시즌3 대비 2배 가까운 러닝타임이기에 두 파트로 나눠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최근 넷플릭스가 여러가지 공개방식을 시도하고 있다는 건 이미 다른 콘텐츠들을 통해 확인된 바다.
앞서 지난해 12월 넷플릭스는 리얼리티 연애예능 ‘솔로지옥’을 순차 공개 한 바 있다. ‘솔로지옥’은 매회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성황리에 종영했다. 예능프로그램은 그동안 넷플릭스의 최대 약점으로 통했기에 그 성과는 더욱 빛났다. 이전까지 넷플릭스는 공개하는 오리지널 예능프로그램마다 고배를 마셨던 터다.
업계 관계자는 “시리즈물에선 일괄 공개가 확실한 장점이 있지만 예능의 경우 순차 공개를 통해 매회 반응을 끌어올리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넷플릭스 역시 ‘먹보와 털보’를 통해 예능프로그램의 경우 일괄 공개하면 화제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느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왓챠 ‘순차 공개’·티빙 ‘실시간 스트리밍’…"가입자 이탈 막기 위한 전략"
당시 방송시장에서 일괄 공개 방식은 혁신으로 통했지만 넷플릭스가 전략적으로 이 같은 방식을 택한 것은 아니었다. 넷플릭스가 몸을 담궜던 비디오 유통업에선 콘텐츠 일괄 공개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천혜선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일괄 공개 방식은 방송에서만 채택 안 됐을 뿐 당시 비디오 시장에선 표준이 되는 공개 방식이었다”며 “비디오 유통으로 사업을 시작했던 넷플릭스가 기존 비디오 시장의 콘텐츠 공개 방식을 가지고 방송 시장에 참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콘텐츠 일괄 공개 방식은 다른 OTT에서도 채택됐지만 최근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선 왓챠가 ‘좋좋소’ ‘조인 마이 테이블’ 등 자사 오리지널 콘텐츠에서 순차 공개 방식을, 티빙이 오리지널 추리예능 ‘여고추리반’에서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한 공개 방식을 시도했다.
업계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장르적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티빙 관계자는 “환승연애와 같이 결말이 중요한 연애 예능프로그램의 경우 결말을 미리 알 수 없도록 실시간 스트리밍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콘텐츠 공개방식 변화엔 가입자 이탈에 대한 OTT 사업자들의 고민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일괄 공개 방식의 경우 가입자를 오랜시간 묶어두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기존 OTT 사업은 오리지널 콘텐츠 공개 직후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다가 한 달이 채 안 돼 빠져나가 콘텐츠 제작에 투자한 액수 대비 수익을 거두기 어려운 구조였다. 이에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신세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 순차 공개 등 콘텐츠 공개 방식의 변화는 이용자를 묶어두기 위해 고안해낸 OTT의 전략이라 볼 수 있다.
천혜선 위원은 "OTT 입장에선 가입자들이 지속적으로 가입해 구독료를 내는 게 가장 이상적인 수익모델"이라며 "콘텐츠를 순차 공개 한다거나 공개 시점을 홍보하는 등 다양한 비즈니스 전략을 통해 가입자를 유지시키기 위한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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