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선→양주일’ 수장 바뀐 그라운드X…카카오표 NFT 사업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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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선→양주일’ 수장 바뀐 그라운드X…카카오표 NFT 사업 향방은?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22-03-04 10:31:19

박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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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가 설립 후 처음으로 수장을 바꾼다. 새 대표로는 양주일 카카오 부사장이 내정됐다.

그라운드X는 올해부터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사업을 싱가포르 법인 ‘크러스트’로 이관한 후, 클레이튼 기반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 사업에만 집중하기로 한 상태다. 이에 양주일 내정자가 이끄는 NFT 사업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재선 대표 4년, 클레이튼 개발에서 NFT 사업으로

그라운드X는 지난 2018년 설립된 이래 지금까지 개발자 출신의 한재선 대표가 이끌어왔다.

한 대표의 그라운드X는 설립 초기 대부분의 역량을 클레이튼에 올인했다.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일은 기간과 인력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했다면 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도 있어야 한다. 이에 2018~19년 그라운드X는 클레이튼 기반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 디앱)들을 확보하는 일에 집중하며 다양한 디앱 파트너를 확보했다.

개발 초기 클레이튼은 이더리움의 코드를 기반으로 개발됐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국내에선 유력한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국내 영향력에 비해 해외에서의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때문에 지난해부터 글로벌 확장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카카오가 싱가포르 법인 크러스트를 세우면서 클레이튼 관련 사업은 크러스트가 도맡게 됐다.

한 대표가 NFT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한 것도 클레이튼이 자리 잡기 시작할 때쯤이다. 그라운드X의 NFT 사업은 지난 2020년 8월 카카오톡 내 디지털자산 지갑 ‘클립’에 NFT를 보관할 수 있게 되면서 본격화됐다. 2020년 6월 출시된 클립은 초창기엔 클레이(KLAY) 및 클레이튼 기반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용도가 강했지만, 8월부터 NFT 보관 용도로 활용처를 넓혔다.

특히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NFT 열풍이 불 때 그라운드X는 클립 내에서 예술작품 NFT를 판매하는 ‘클립 드롭스’도 선보였다. 한 대표도 각종 행사에 참여하며 클립 드롭스를 통해 NFT 사업을 넓힐 것임을 강조했다. 크러스트로 클레이튼 사업을 이관한 뒤부터는 NFT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지난해 말 'if 카카오' 행사에서 그라운드X의 NFT 사업 전략을 발표하는 한재선 대표.

◆‘양주일 표’ NFT 사업은? “인증 NFT 활성화…4월엔 오픈씨와 전시회 예정”

이렇게 한 대표가 맡아온 클레이튼은 크러스트로, NFT 사업은 양주일 내정자로 넘어가게 됐다.

양 내정자는 코로나19 백신 예약에 쓰이며 ‘국민 서비스’로 자리 잡은 카카오톡 지갑, 카카오 인증서 서비스를 이끈 인물이다. 지갑 서비스 총괄을 맡으며 1년 만에 3000만 사용자를 달성했다.

카카오에 입사한 지는 1년여밖에 되지 않았으나, 한게임-NHN 출신으로 김범수 카카오 의장, 남궁훈 카카오 단독대표 등과 DNA를 공유한다. 그라운드X 역시 ‘카카오 패밀리’임이 명확해진 셈이다.

이같은 경력을 종합하면, 양 내정자가 이끄는 NFT 사업은 인증 사업과 NFT 영역 간 시너지를 내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그라운드X의 NFT 사업은 클립드롭스에 집중돼 있지만, 초반에는 ‘인증 NFT’ 사업이 많았다. 대표적인 예가 비상장주식 투자확인서를 NFT로 발행해 클립에 보관한 사례다.

그라운드X는 엔젤리그와 협업해 비상장주식 투자확인서를 NFT로 발행했으며, 이후 다양한 인증서를 NFT화한 바 있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이재명 펀드’ 참여증서도 NFT로 발행돼 클립에 보관됐다. 양 내정자 취임 후 인증 목적의 NFT 사업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또 그라운드X는 지난달 말 2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운영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NFT 신사업을 위한 실탄도 충분히 채웠다는 의미다. 운영자금을 통해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며 NFT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양 내정자 취임 후 첫 NFT 사업은 인증 NFT 사업이 아닌, 클립드롭스 관련 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한 대표는 카카오의 소셜 오디오 플랫폼 ‘음(mm)’에서 “4월 중 오픈씨와 함께 클립드롭스 NFT 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픈씨는 세계 최대 NFT 거래 플랫폼으로, 클레이튼 기반 NFT의 거래를 지원한다. 클립드롭스에서 판매된 예술작품 NFT들을 전시하고, 오픈씨에서 판매하는 게 협업의 주요 내용이 될 전망이다.

그라운드X 관계자는 “현재 오픈씨와 논의 중이며,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는대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라운드X는 오는 3월 말로 예정된 주주총회를 거쳐 양 내정자를 공식 대표로 선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