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정부의 5G 주파수 추가할당 계획이 지연되는 것에 대해 “명분이 없다”며 유감을 표했다.
황 대표는 지난 1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22’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말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 5G 주파수 3.4~3.42㎓ 대역 20㎒ 폭을 추가할당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수용한 과기정통부가 해당 대역폭을 올해 2월 경매 할당키로 했으나, 결과적으로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유는 경쟁사들의 반대 때문이다. SK텔레콤과 KT는 해당 대역이 LG유플러스가 이미 가진 대역(3.42~3.5㎓)과 인접해 있다는 점을 들어, 추가 투자 없이 주파수를 바로 활용할 수 있는 LG유플러스에만 유리한 할당이라고 반발해왔다.
특히 SK텔레콤은 다른 통신사들도 20㎒ 폭씩 균등하게 받아갈 수 있게 해달라며, 3.7㎓ 이상 대역 5G 주파수를 추가할당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의 주파수 신청을 어떻게 처리할지 다시 연구반을 재개해 검토 중이다.
황 대표는 그러나 “(3.4~3.42㎓ 대역) 20㎒ 폭이 가용하다고 결론이 나면서 당사가 정식으로 사용을 신청했고, 이후 연구반과 토론회까지 거쳐 타당하다고 뜻이 모아졌다”면서 “가용 주파수를 쓰면 국민 입장에서 좋아지는 게 너무나도 당연한데, 무언가 다른 논리로 결정이 안 되고 지연되고 있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도 모든 의사결정이 국민 편익 관점에서 돼야 한다는 과기정통부의 입장은 확실하다고 말했다”며 “그런 관점에서 좀 더 빨리 의사결정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임 장관은 지난달 통신3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조속한 시일 내 결정을 내리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사용하는 장비의 성능차 때문에 할당 자체가 불공정하다는 경쟁사들의 지적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SK텔레콤·KT와 달리, LG유플러스는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국산장비(삼성) 대비 성능이 좋다고 평가받는 외산장비(화웨이)를 사용하고 있다.
황 대표는 “제조사마다 설비 개발 속도나 일정이 다를 수 있다”며 “왜 그게 형평성 논리로 이어지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언급했다.
지난 장관 간담회 당시 황 대표는 LG유플러스가 경쟁사 대비 20㎒ 폭 더 적은 80㎒ 폭 5G 주파수만 보유했다는 점을 들어, 이것이 농어촌 지역별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의 할당 요청에 대해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시차를 가지고 분리해서 검토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황 대표 당시에도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 편익 관점에서 의사결정이 조속히 내려져야 하는데 자꾸 다른 논리로 지연돼 안타깝다”면서 “연구반과 공청회를 거친 주파수(LG유플러스 요청)와 뒤늦게 제기된 주파수(SK텔레콤 요청)를 같이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