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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넥슨 김정주의 ‘플레이’는 멈췄지만…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한국 밀레니얼 세대 이상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넥슨 게임을 즐겨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바람의나라’, ‘카트라이더’, ‘퀴즈퀴즈(큐플레이)’, ‘마비노기’, ‘던전앤파이터’, ‘테일즈위버’, ‘크레이지아케이드’…

넥슨 게임은 셀 수 없이 많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가 넥슨 리즈 시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군가에겐 어릴 때의 추억과 낭만, 누군가에겐 게임 개발자라는 꿈을 꾸게 해준 계기를 선사한 게임들이다.

김정주 별세 소식이 1일 알려지자 정보기술(IT) 업계는 큰 충격을 받았다. 넥슨 및 계열사를 비롯해 일부 타 게임사도 보도자료 배포 등 홍보 활동을 멈추며 그를 기렸다.

평소 김정주 NXC 이사는 넥슨을 ‘월트 디즈니’처럼 만들고 싶다는 뜻을 피력해왔다. 게임 캐릭터와 스토리 등 넥슨 지식재산(IP)을 글로벌 문화 콘텐츠로 발전시키겠다는 의미였다.

김 이사는 넥슨의 창업 과정을 다룬 자서전 ‘플레이’라는 책을 통해 “디즈니야말로 세상에서 제일 좋은 회사”라며 “100분의 1이라도 따라가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디즈니 콘텐츠는 아이를 쥐어짜지 않는다”며 “아이와 부모가 한참 줄 서서 디즈니 콘텐츠를 즐기는 모습이 부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임은 재밌는 콘텐츠이지만 누군가에겐 ‘불량식품’”이라며 “넥슨은 아직 멀었다”고 자평했다.

세대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디즈니를 롤모델로 삼아온 그는 진심으로 아이를 사랑했다. 전국 장애 아동이 보다 원활하게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적극 찾아선 것이다. 이를 통해 국내에 소아 병동의 중요성에 대한 화두를 던지기도 했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저와 넥슨 경영진은 그의 뜻을 이어가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더 사랑받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넥슨이 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 감독 루소 형제와 프로듀서 마이크 라로카가 설립한 AGBO 스튜디오에 4억달러(약 4800억원) 규모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은 ‘넥슨 판 엔드게임’을 기대해왔다.

또, 넥슨 IR 공시에 따르면 넥슨재팬은 오는 25일 열릴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에서 놀이시설을 갖춘 공간 기획 및 경영을 골자로 하는 정관변경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비록 그는 영면에 들었지만, 그의 꿈은 넥슨이 존재하는 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을 세대가 같이할 수 있는 훌륭한 엔터테인먼트로 일구겠다는 그의 뜻을 이어갈 넥슨을 묵묵히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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