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국방부가 경계 실패로 구설수에 오르는 경계 시스템에 대한 개선책을 내놨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지능형 무인 폐쇄회로(CC)TV와 드론에게 그 역할을 맡긴다는 계획이다.
정찰 드론의 경우 이상 정보가 확인될 경우 출동해 영상정보 등을 수집한다. 전 세계 군에서 적극 도입하고 있는 만큼 충분히 활용할 수 있으리라 추측된다.
반면 AI CCTV의 경우에는 아직 의문부호가 붙는다. 정부가 첨단 기술을 이용해 경계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은 오래다. 하지만 2022년 새해 첫날부터 군 철책을 넘은 월북자가 발생함에 따라 군 경계 시스템에 대한 의구심이 적지 않다.
정부는 화성과 영정도 해안 지역에서 지능형 무인 CCTV를 구축, 실증한 뒤 2024년부터 해안 경계부대에 설치할 방침이다. 하지만 영상인식 AI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 관계자는 “AI CCTV로 군 경계를 대체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우선 열악한 환경이 문제다. 눈이나 비와 같은 기상 상황에 대처하기 힘들다. 육상의 경우 계절의 차이로 인해 잎사귀 색이 변하는 등의 상황도 AI 인식을 어렵게 만든다. 해안은 바다를 향한 가시거리를 확보가 관건이다.
거센 바람 탓에 생기는 흔들림도 걱정거리다. 흔들림에도 AI가 영상인식을 하려면 고화질의 카메라가 갖춰져야 한다. 고화질 카메라를 이용하면 영상의 데이터 크기가 커지는 만큼 이를 위한 인프라도 갖춰져야 한다. 유지관리는 필수다.
군이라는 특수성도 문제다. 군인이 입는 군복은 위장 효과를 고려해 디자인된다. 저격수들이 입는 위장복(길리슈트)의 경우 눈으로 보더라도 시인하기가 어렵다. AI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군복, 위장복의 경우 학습 데이터가 적기 때문에 시중에서 활용되는 AI 인식 기술보다도 인식률이 낮다.
AI를 이용해 국방력을 강화한다는 과기정통부와 국방부의 판단을 틀렸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AI가 만능 열쇠가 아니라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당면한 경계 실패를 AI로 막겠다는 발상은 안보 구멍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예산도 턱없이 부족하다. 과기정통부와 국방부가 올해 스마트국방을 위해 편성했다고 밝힌 예산은 1003억원이다. 전 군에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기술에 대한 실증 성격을 띤다고 하더라도 1003억원으로 스마트국방을 구현한다는 발표는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