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보안기업 지란지교시큐리티가 2021년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매출은 소폭 감소했다. 변동폭이 미미해 전년과 거의 같은 수준인데, 우호적인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제자리걸음을 해 ‘상대적 역성장’이 부각된다.
18일 지란지교시큐리티는 2021년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 이상 변동 공시를 발표했다. 연결기준 매출액 623억원, 영업이익 4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매출액 623억원, 영업이익 –2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였었는데, 작년 흑자전환했다.
이메일 보안사업을 하는 지란지교시큐리티는 2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정보보안 컨설팅 기업 에스에스알과 빅데이터 기업 모비젠이다. 이중 에스에스알은 코스닥 상장사다.
지란지교시큐리티의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액 254억원, 영업이익 18억원이다. 상장 자회사인 에스에스알은 매출 108억원, 영업이익 16억원을 거뒀다. 양사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문제를 찾자면 모비젠이다.
지난 11월 15일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모비젠은 1~3분기 누적 매출액 149억원, 영업이익 –41억원을 기록했다. 지란지교시큐리티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억원에 그친 것을 보면 모비젠은 적자로 한해 사업을 마감한 것으로 보인다.
모비젠의 경우 작년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으나 작년 12월 철회했다. 철회 당시 구체적인 배경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으나 이번 실적을 보면 실적 악화로 인한 철회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연결 기준 적자였던 사업을 흑자로 전환한 것은 다행이나 코로나19 이후 정보기술(IT) 및 사이버보안 기업들이 호황기를 누리는 상황에서 역성장한 것이기에 뼈아프다. 안랩을 비롯해 윈스, 파수, 라온시큐어 등은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지니언스와 아톤, 파이오링크 등 아직 2021년 잠정 실적을 공시하지 않은 기업들도 성장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주가 역시 지지부진하다. 18일 종가 5560원 기준 지란지교시큐리티의 시가총액은 462억원이다. 지난 5거래일 동안 거래량은 20만주에도 못미친다.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난 상황이다. 에스에스알은 시가총액 372억원, 5거래일 거래량 13만주 정도다.
현재 지란지교시큐리티의 주가는 2016년 상장 때보다도 낮은 상태다. 기업인수목적주식회사(SPAC, 스팩)와 합병해 상장한 지란지교시큐리티의 상장 당시 시가총액은 650억원이었다. 에스에스알 역시 2018년 공모가 9000원 대비 하락한 6180원이다. 상장 이후 성장은커녕 하락을 반복했다.
다만 시장 상황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코로나19로 재택·원격근무가 확산됨에 따라 이메일 보안이나 보안 컨설팅, 빅데이터 수요는 크게 늘었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정부가 랜섬웨어 대응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랜섬웨어 공격 대다수가 이메일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올해 지란지교시큐리티가 그 수혜를 누릴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하지만 작년에도 정보보호업계에 우호적인 시장 상황서 큰 성장을 하지 못한 만큼, 낙관하긴 어렵다.
지란지교시큐리티 관계자는 “지란지교시큐리티와 에스에스알은 모두 전년대비 성장했다. 모비젠이 작년 원가율이 높은 프로젝트를 추진하다보니 다소 실적이 나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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