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디지털 플랫폼 기업 플래티어는 작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사업적으로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고 평가할 만하나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17일 종가 기준 고점대비 63.1% 하락한 수준으로, 공모가에 근접한 상태다.
플래티어는 2021년 매출 418억원, 영업이익 38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사상 최대 매출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6.1%, 3.8%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이커머스 플랫폼 구축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 매출 성장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플래티어는 현대자동차, 한국타이어 등의 브랜드 홈페이지나 온라인 쇼핑몰을 구축하는 것을 주 사업으로 삼고 있다. 롯데쇼핑의 ‘롯데온’도 플래티어의 작품이다.
플래티어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한 마케팅 솔루션 ‘그루비(GROOBEE)’나 데브옵스(DevOps) 플랫폼, 자사몰(D2C) 플랫폼 ‘엑스투비(X2BEE)’ 등 먹거리를 다양화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이상훈 플래티어 대표는 “기존 사업과 신규 사업인 엑스투비, 그루비가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어 올해도 호실적이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AI·빅데이터 투자를 통해 국내 최고의 이커머스 솔루션 기업을 넘어 세계에서 인정받는 기업(B2B) 솔루션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호실적과 기업의 긍정적인 청사진과 달리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플래티어의 17일 종가는 1만5700원이다. 작년 8월 12일 상장한 플래티어의 공모가는 1만1000원이다.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2배(따)에 상한가(상)를 기록, 2만8600원으로 오른 뒤 8월 19일 최고가 4만2600원을 달성한 이후 우하향 추세로 전환됐다. 2월 15일 최저가 1만4700원 이후 소폭 반등했지만 추세 전환이라 보기는 어렵다.
실적 대비 지나치게 높게 형성된 주가가 지속적인 하락의 배경으로 추정된다. 17일 종가 기준 플래티어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5배다. 판단 기준에 따라 다르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PER가 20 이상이면 실적 대비 주가가 고평가된 상태라고 분석한다.
PER가 높다고 반드시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최근 주식 시장에서는 기업의 현재보다는 성장률에 근거해 주가를 산정하는 등의 새로운 방식이 언급되고 있다. PER 50배 이상의 기업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최근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PER가 300배 이상이다.
하지만 플래티어의 작년 매출 성장 6.1%는 성장률에 근거한 주가 산정의 근거가 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가 반등을 이끌만한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