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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세청, 중고거래 플랫폼 소환...새 과세 기준 만드나

사진=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사진=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최근 모바일 중고거래 플랫폼이 일부 고액상품 판매자들의 과세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적되면서 국세청이 현황 파악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그러나 법적 근거 없이 플랫폼 업체들에 거래정보를 요구해 논란이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9일 당근마켓·번개장터·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플랫폼 관계자들과 만난 비공개 회의에서 개인간거래(C2C) 거래내역 등을 제출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름 등 회원정보를 가리고 정보를 제공하면 국세청에서 중고거래 현황을 자체 파악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발단은 일반인이 아닌 명품시계·골드바 등 고액상품을 판매하는 사업자들이 중고거래 플랫폼을 과세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통상 상품·서비스를 판매하는 사업자들은 부가세 10%를 신고하고 세금을 낸다. 사업소득이 있을 경우 과세 표준에 따라 종합소득세도 6~45%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서라면 고가 물품을 반복적으로 거래해도 사업자로 등록한 경우가 많지 않아 과세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는 중고거래 플랫폼이 국세청에 정보를 제공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현재 중고거래 플랫폼은 사기 등으로 범죄가 발생했을 때 경찰 수사협조를 위해 전화번호와 거래내용, 추적을 위한 계좌번호 등을 제공하고 있다. 단, 이는 사용자 피해 신고를 경찰에 접수하고 ‘수사영장’이 발부됐을 때를 근거로 하고 있다.

반면 국세청은 명확한 근거 없이 플랫폼 업체들에 거래정보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회원정보를 비공개로 처리한다 해도 엄연한 기업 영업자료를 단순 제공하긴 어렵다는 게 일부 기업 입장이다.

당근마켓의 경우 사업자 활동을 막고 있는 반면 번개장터와 중고나라는 개인 및 사업자 누구나 플랫폼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공신력 있는 거래를 위해 사업자등록증을 제출하고 상품을 판매하는 사업자들도 존재하는 셈이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중고거래 플랫폼들이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고 개인으로 활동하는 사업자들을 명확하게 걸러내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e커머스)는 회원과 판매자를 구분해 가입을 시키지만, 중고거래 플랫폼은 그렇지 않다”며 “이들 중 일부에게 세금을 부과한다면 전반적인 개인간거래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플랫폼 입장에선 누가 개인이고 사업자인지 알 수가 없다”며 “국세청에 정보를 제공한다 해도 판단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지난 회의는) 일상적인 업무 협의 내용이었다”며 “평소에도 필요하면 전자상거래 업체들을 만나곤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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