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KT가 올해 연매출 26조원을 목표로 달린다. 오는 2025년에는 디지털전환(DX)과 기업간거래(B2B) 중심의 ‘디지코(DIGICO)’ 사업 비중을 50%로 끌어올려, 기존 통신사업 기반의 ‘텔코(TELCO)’와 양축으로 삼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9일 KT는 2021년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24조8980억원, 영업이익 1조671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대비 4.1%, 41.2% 증가한 수치다. 별도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18조3874억원, 1조682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2.8%, 21.6% 늘었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의 경우 통신3사 중 유일하게 시장전망치(컨센서스)를 상회했고,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KT가 2022년 목표로 세웠던 ‘1조원’을 조기 달성했다.
김영진 KT 재무실장(CFO)은 2021년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당초 시장과 약속한 2022년 영업이익 목표를 2021년에 조기 달성했는데, 이는 텔코 분야의 안정적 매출 성장과 더불어 디지코 전환을 통한 B2B 플랫폼 사업을 확장한 덕분”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KT는 올해 연결기준 매출 가이던스로 26조원을, 별도기준으로는 19조원 이상을 제시했다. 더불어 2019년 38%를 거쳐 2021년 40% 수준인 B2B와 디지코 사업 비중을 2025년 5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무선사업(텔코 B2C) 매출은 5G 가입자 증가와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 구독서비스 확대로 전년대비 2.4% 늘었다. 같은 기간 유선전화 매출은 3.9% 감소했으며,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2.2% 상승했다. 5G 가입자는 작년 4분기 말 기준 637만8000명에 이르렀다. 전체 후불 휴대폰(핸드셋) 가입자 중 5G 비중은 45%다. 김 실장은 “올해 말은 60%까지 전망하며, 무선서비스 매출과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전년 수준 성장 달성을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알뜰폰(MVNO) 시장에선 자회사를 활용해 고객별 세그먼트를 세밀화해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단순히 저가 요금제로 대응하기보다 이동통신(MNO)에선 고객 서비스와 혜택을 확대하,고 MVNO 시장은 가격에 민감한 고객을 집중 공략한다.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도 전년도와 유사할 전망이다. 올해 4분기까지 누적 설비투자 규모는 2020년 2872억원에서 2021년 2조8551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김 실장은 “통신사업 특성상 새로운 무선 네트워크가 도입되면 설비투자 규모가 상승했다가 하향하는 추세를 보인다”며 “2012년 LTE가 도입됐을 때처럼 5G도 유사한 트렌드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디지코 B2B 사업부문은 2조389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2.5%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중 전년과 비교해 클라우드·IDC 사업은 유일하게 두 자릿수(17.6%) 성장을 기록했다. 김 실장은 “최근 정부 주도 디지털뉴딜과 그린뉴딜에 있어, KT는 국내 유일하게 네트워크-IDC-클라우드를 통합 제공하는 것이 가능한 사업자”라며 “2025년까지 모든 공공기관의 클라우드 전환 계획에 따라 공공 부문 수주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부는 행정·공공기관 정보시스템 1만여개를 2025년까지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이전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면서 “국내에 확산되는 디지털전환 관련 KT가 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다양한 사업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DX 트렌드 확산으로 기존 통신과 네트워크 서비스에 솔루션이 결합된 DX 수요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올해도 기존 통신 서비스에 DX 서비스를 접목해 새로운 수익을 적극 창출할 것”이라 했다.
자회사 기업공개(IPO)와 관련해서는 “상장을 통한 현금 유입이 있을 경우 계열사들 경쟁력 강화를 위해 활용하는 것을 고민 중”이라며 “KT 입장에서 성장 포트폴리오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배당은 주당 191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전년보다 41.5% 증가한 규모다. 배당금은 3월 정기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