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미국 홈트레이닝 업체 '펠로톤'을 놓고 거대 기술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어 주목된다. 일단 최근 펠로톤의 주가 하락을 기회로 삼고자 하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등 외신들은 지난 5일, 아마존닷컴과 나이키가 펠로톤 인수에 대해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아직 펠로톤과 직접적인 대화를 하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펠로톤이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현재 주주행동주의 투자자인 블랙웰스캐피탈에 회사 매각을 압박받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의 제보자에 따르면, 펠로톤 측에서는 인수뿐만 아니라 투자, 제휴 등의 선택지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펠로톤은 한때 코로나19의 최대 수혜기업으로 눈길을 끌었지만, 코로나19 봉쇄(락다운) 해제 등 점진적인 규제 완화로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
게다가 각종 안전사고와 리콜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가 1년 전보다 80%나 하락하기에 이르렀다. 실제로 지난 4일 장 마감 당시 펠로톤의 주가는 24.6달러로, 공모가 29달러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펠로톤에도 마지막 한 발은 남아있다. 약 300만명에 달하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과 나이키가 펠로톤 인수를 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펠로톤의 회원을 흡수하며 피트니스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노릴 수 있어서다.
이에 애플도 펠로톤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애플 워치 등 디지털 헬스 부문의 기술을 더 확대하고자 하는 애플의 최근 움직임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부 분석가들은 거대 기술기업들이 인수 결정에 앞서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펠로톤의 가입자가 아마존과 나이키의 기존 회원과 겹치지는 않는 지, 또 펠로톤의 크고 비싼 하드웨어가 애플의 전통적인 제품군과 어울리지 않아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것은 아닌 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규제에 대한 철저한 검토도 필요하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워싱턴 내 기술기업들 사이에서는 대규모 거래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적지 않은 기업들이 규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엔비디아의 ARM 인수를 막기 위한 소송도 진행중이라는 이유다.
한편,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거대 기술기업들의 ‘인수설’만으로 펠로톤의 주가는 지난 4일(현지시간) 장마감 이후 시간외거래에서 무려 43%나 급등했다.